왕복 7차선 도로에 자동차 비우고 자전거·책·장터·식물로 ‘힐링’ 채우는 경험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가 13일 노원역 일대에서 사람이 거리의 주인이 되는 ‘제2회 노원 차 없는 거리’ 행사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노원구의 핵심 상권인 노원롯데백화점 주변을 행사 당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고, 탄소중립의 가치와 일상 속 색다른 휴식을 제시하는 행사다. 올해는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작년 최초 개최 당시 7만 6천여 명의 인파가 찾았다.
행사는 크게 ▲이색 힐링체험 ▲자전거 문화체험 ▲북 페스티벌 ▲로컬 프리마켓과 벼룩장터 ▲탄소중립으로 화목(花木)한 노원 등으로 구성된다.
먼저 ‘이색 힐링체험’ 존에서는 ‘멍때리기 대회’와 ‘마술쇼’, ‘버스킹 공연’이 이어진다. 메인이벤트인 멍때리기 대회는 90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경쟁하는 참여형 퍼포먼스 대회다. 노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보컬 성악, 퓨전 뮤직 팀의 공연과 국내 최고의 마술그룹 알렉산더 리의 마술쇼도 준비돼 있다.
‘자전거 문화체험’ 존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 자전거의 특별한 모습들을 소개하며 탄소중립의 가치와 재미를 모두 선보인다. 작년 행사때 인기를 끌었던 BMX 자전거 묘기공연과 이색자전거 체험을 비롯해 새로이 ‘거북이 자전거 대회’도 열린다. ‘가장 늦게 도착하는 순서로 순위를 결정’하는 이 대회는 속도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을 선사할 예정이다.
평소 자전거를 타는 주민들은 현장에서 자전거 무상 수리도 받을 수 있다. 올해 착공하는 ‘노원 자전거 문화센터’, ‘자전거 주차장’ 등 자전거가 우리 일상에 더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정책 홍보도 함께 이뤄진다.
‘북 페스티벌’은 ‘똥’을 주제로 아이들의 시선을 끌 예정이다. 마당극 ‘똥벼락’과 故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똥’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어린이뮤지컬이 개최된다. 빈백(bean bag), 인디언 텐트 등으로 구성된 북 쉼터 존이 마련돼 있으며, 2024년 구민들과 함께 읽을 ‘노원구 한 책’을 선정하는 현장투표도 진행된다.
‘로컬 프리마켓과 벼룩장터’는 ‘제로 웨이스트’, ‘재활용’을 핵심테마로 운영된다. 로컬 프리마켓은 사회적기업, 소상공인, 수공예 작가들이 탄소중립 새활용(up-cycling) 제품을 소개한다. 친환경 비건식품을 준비해 비건 샌드위치, 뱅쇼, 공정무역 커피, 두부 베이글 등도 즐길 수 있다. 벼룩장터에는 400팀이 참여하며, 폐건전지나 종이팩을 모아 오면 새 건전지와 화장지로 돌려받는 폐자원 교환 행사도 진행된다.
‘탄소중립으로 화목(花木)한 노원’은 구민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효과적인 탄소흡수원으로써 각양각색의 식물체험과 전시가 마련돼 있으며, 노원환경재단을 비롯해 환경관련 시설단체가 탄소중립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구는 ‘차 없는 거리 행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사전에 점검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상쇄노력을 통해 탄소중립 행사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행사 시 탄소중립 가이드’를 제작배포했으며 사전 체크리스트와 현장평가, 설문 등을 거쳐 보완해 향후 구 행사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차 없는 거리 행사에서는 번화한 도로에 바쁜 일상을 상징하는 자동차를 비우고 사람이 거리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느리지만 가치 있는 쉼을 채우는 대안적이고도 미래 지향적인 행사의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매일신문] 서울/ 백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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