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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끓어오르는 지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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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끓어오르는 지구의 미래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6.23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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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인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1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 지구촌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 참사는 한낮 온도가 52도까지 오르는 극심한 폭염 속에서도 100만 명이 넘는 순례자가 몰리면서 발생한 비극이다.

온열질환으로 입원했거나 실종된 사람이 수백 명에 이르는 상황이라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 증가할 수 있다.

올 하지 기간은 여름과 겹친 데다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폭염이 더욱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발표된 사우디의 한 연구 결과 성지순례 지역 온도가 10년마다 섭씨 0.4도씩 상승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등 초여름 더위로 온열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가동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지난 18일까지 22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환자 124명에 비해 무려 99명(79.8%)이나 증가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어지러움·근육경련·피로감·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올해는 평년보다 폭염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폭염일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처럼 다른 국가에서는 이미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최악의 폭염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1일 미국 해양대기청이 운영하는 국가환경정보센터(NCEI)에 따르면 올 1~5월 한반도 일대의 평균 표면온도는 1991~2020년 지구 평균 표면온도보다 1.39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광범위하고 일관된 지구 표면온도를 측정한 1850년 이래 가장 뜨거운 온도라고 한다.

또, 지구의 표면온도는 1850년 이후 10년마다 평균 0.06도 올랐으나 1982년부터는 10년당 0.20도로, 속도가 3배 이상 빨라졌고, 역사상 가장 더운 해도 모두 최근 10년(2014~2023년)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1년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2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산업화로 점차 악화하고 있는 지구 환경 오염을 막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지구온난화를 방지하자는데 국제사회가 합의하고, 산업혁명 전보다 지구 온도가 평균 섭씨 1.5도 이상 올라가는 것을 막자고 합의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왕립기상학회장인 리즈 벤틀리 교수는 연평균 1.5도를 넘어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각국에 대해 행동을 촉구했다.
또, 올 초 스위스에서 열린 글로벌리더들의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 포럼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기후 위기에 맞서 함께 행동할 힘이 없는 것 같다. 기후붕괴는 시작됐고, 각국은 탄소 배출량을 늘리는데 열중하는 모습”이라며 소극적인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양기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 최신호에 실린 논문을 통해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해 기온이 상승한다면 지구의 온도를 결정하는 바다의 68%도 연중 폭염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기후가 경제보다 긴 기간에 걸쳐 인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을 강조했다.

또, 세계 과학자 57명은 최근 ‘지구시스템과학데이터’에 게재한 ‘지구 기후변화 지표 2023 보고서’에서 “인간이 유발한 온난화는 관측 기록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며 산업화 이후 진행된 지구 온도 상승의 92%가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는 지난 21일 도내 16개 민간단체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 행동에 동참할 것을 공동 선언했다.

민간단체는 경기도자원봉사센터, 경기도새마을회, 바르게살기운동 경기도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경기도지부, 경기도재향군인회,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 경기지구청년회의소,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한국생활개선경기도연합회,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 경기도체육회, 경기도관광협회,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 경기도의용소방대 연합회, 경기도의용소방대 북부연합회다.

이들은 탄소중립·RE100 실천을 위해 정책적·행정적으로 협력하고, ‘탄소배출 제로, RE100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다회용기 사용 및 잔반 줄이기, 종이 없는 회의 등 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할 것과 기후행동 기회 소득 플랫폼을 활용, 일상 속 기후 행동 확산에 노력할 것 등을 약속했다.

‘기후 행동(Climate Action)’은 기후 변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산업, 정부 및 지역사회가 취하는 모든 노력과 행동이다. 끓어오르고 있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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