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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식칼럼-정치 본연의 기능 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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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식칼럼-정치 본연의 기능 다하길
  • 대기자
  • 승인 2014.01.06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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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신년인사회는 입법, 사법, 행정부 수장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등 주요 정당대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비롯한 경제 5단체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한 매머드급 행사였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만난 건 지난해 9월 16일 국회 3차회담 후 109일 만이다. 김 대표가 청와대를 찾은 것도 지난해 5월 당대표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청마의 해다. 이 소중한 해에 불안과 분단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해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계를 향해선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제 경쟁력을 더욱 높여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지난 10개월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국정운영은 2인3각, 3인4각 경주와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입법, 사법, 행정부, 지자체, 경제계 등 국정운영의 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을 위해 맡은 바 최선을 다할 때 정부와 사회는 안정과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도 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새해에는 여야는 물론이고 대통령과 야당도 충분히 소통하는 정치로 대통령이 주창하시는 국민 대통합과 민주당이 추구하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덕담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인사회에서 두 사람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 반갑게 악수를 하는 등 모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부가 아무리 바쁜 걸음으로 달려가려고 해도 국회든, 지자체든 어느 한 곳이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버리면 모두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게 된다며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의 김 대표는 2013년은 정치가 실종된 한해였다며 새해에는 나라 안팎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공존으로 가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지난 대선과 관련된 의혹들은 모두 특검에 맡겨 정리하고 경제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타협위원회와 같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여·야·정과 경제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덕담이 끝난 뒤 김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기초공천 폐지 공약을 지켜야 한다며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고 박 대통령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바라보며 잘하세요라고 말해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인사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런데 김 대표가 주장하는 특검은 현재 사법부에 의해 재판이 진행중인 국정원 사건을 입법부가 가로채 특검을 해야겠다는 전례없는 비상식적인 주장은 이젠 접었으면 한다. 더욱이 127석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거대 야당이 여당과 협상이 안된다며 국회를 박차고 나가 시민단체처럼 장외투쟁하는 못난 짓을 올해는 더 이상 해선 안될 것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인사회에 이어 6일과 7일에는 기자회견 및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잇단 소통의 자리를 갖는다. 6일 오전 10시 열린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취임후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만찬을 놓고 정치권에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먼저 여당 내부에서조차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이 끊이지 않자 박 대통령이 새해 들어 당과 소통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내각, 여당의 불협화음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얘기가 공공연하다며 박 대통령은 집단 만찬을 즐기지 않지만 당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가 당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공공기관 개혁, 경제활성화법 통과 등 박근혜 정부 2년차의 역점사업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여당인 새누리당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 정부부처 1급 일괄 물같이 등에 이어 당과 접촉을 강화해 당정청 전반에 걸쳐 장악력을 높일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여하간 새해에는 사회 갈등 해소의 중재자로서 정치권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이 앞장서겠다는 실천적 다짐이 필요하다. 경제활성화 분야에서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며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서민층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층이 대통령의 회견을 보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따라서 5년 단임제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드라이브를 걸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집권 2년차라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개혁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절대적인 성원과 지지가 절대 필요하다 하겠다. 아무튼 신년 기자회견이 국정개혁의 동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소통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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