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기관지천식,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식품 알레르기 등이 있습니다. 이들 질환은 시기에 따라 동시에 또는 다른 질환이 시차를 두고 순서대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경과가 마치 군대에서 대열을 지어 차례차례로 행진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알레르기 행진”이라 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알레르겐)로는 특정 식품과 실내외 항원이 있는데, 실외 항원으로 대표적으로 꽃가루를 꼽을 수 있습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봄철이 되면 갑자기 재채기가 심하거나 맑은 콧물, 코막힘과 눈동자가 가렵고, 충혈되는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쌕쌕거리는 호흡곤란 등의 천식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는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영하의 날씨에서는 날리지 않고, 영상 10도 이상에서 활발하게 날립니다. 1년 중 2월 중순에서 5월 말까지의 봄과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의 가을, 이렇게 2번의 절정기를 보이는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 이 시기에 잘 오는 이유입니다.
꽃가루는 크게 나무(수목) 꽃가루, 잡초 꽃가루, 잔디 꽃가루로 나눌 수 있는데, 봄에는 수목 꽃가루가, 가을에는 돼지풀, 쑥, 환삼덩굴 등의 잡초 꽃가루가 주로 날립니다.
국내에서 흔한 수목 꽃가루로 소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이 있는데, 이는 주변의 공원과 들, 산에서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꽃가루의 농도는 거주 지역과 주변 환경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꽃가루 농도는 기후 온난화와 대기 오염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기후 변화와 함께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꽃이 일찍 피고 늦게 지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꽃이 피는 기간도 더 길어지고, 꽃가루의 항원성도 더 강해집니다. 따라서 알레르기 환자들은 꽃가루에 노출되는 기간도 더 길어졌으며 더 심하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편 교통량의 증가와 아파트 건축, 공장 등에 따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에 의한 공기 오염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공해가 심해지면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것은 돼지풀과 같은 알레르기 식물이 잘 자라는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늘어나는 환경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공해 등으로 꽃가루와 관련된 알레르기 환자들이 급증하고 성인뿐 아니라 소아, 청소년에게도 꽃가루 감작률(sensitization rate: 생물체에 어떤 항원(抗原)을 넣어 그 항원에 대하여 민감한 상태로 만드는 확률)이 증가하였고, 이전보다 감작되는 나이가 점차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꽃가루에 의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의 소아에서의 증상은 얼굴 모양이나 표정이 특징적이어서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자주 코가 몹시 가려운 경우 코를 아래에서 위로 문지르게 되어 콧등의 아랫부분에 수평 방향의 주름이 지거나 코피가 자주 나며, 코 혈관에 혈액 순환이 잘 안 되어 눈 밑이 거무스름하게 보입니다. 코 증상과 더불어 눈에 눈물이 나거나 가려움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결막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진단법은 가장 사용되는 방법으로 알레르기 피부 시험이나 혈액 알레르기 검사입니다. 예방은 원인 꽃가루의 노출을 최대한 줄이면 증상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꽃가루는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꽃가루 예보 사이트를 참조하여 지역을 고려한 꽃가루 유행시기를 예측할 수 있고,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유행시기에 외출을 삼가고, 특히 바람이 강하게 부는 맑은 날에는 꽃가루가 많이 날리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원인 꽃가루의 유행시기에는 창문을 밀폐하며 공기 정화기를 설치하여 실내에 들어온 꽃가루를 걸러내고, 외출 시에는 가능한 마스크, 모자, 안경 등을 착용하며 외출 후에는 옷을 잘 털고 집안에 들어옵니다.
그 외에도 적절한 예방약과 치료 약으로 알레르기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면역 요법(설하요법)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안연화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