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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G2發 금융·실물 경제 먹구름, 선제적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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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G2發 금융·실물 경제 먹구름, 선제적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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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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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미국과 중국의 주요 2개국(G2)발(發) 겹악재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실물경제를 위협하며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차가운 중국 경제’의 한랭전선과 ‘뜨거운 미국 경제’의 온난전선이 맞닥뜨리며 ‘위기의 한국 경제’에 진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계속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발(發) 우려가 여전히 큰 가운데 이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통화 긴축)적 메시지가 악영향을 미친 것이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Fed)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견조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상방 위험이 계속 목격되고 있어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준(Fed)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글로벌 금리의 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금리 10년물이 15년 만에 최고인 4.27%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년 6월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난 2008년 9월보다 불과 3개월 전으로 연준(Fed)이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기 직전 시점이다. 그 전후로 최근 20년간 10년 물 국채 금리는 평균 2.9%였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국내 금리를 끌어올려 가계·기업 대출을 부실화하고 경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1·2위 은행인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70개 이상의 미국 은행에 대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도 경제 불안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는 소비·생산·투자·수출이 모두 악화하고 물가가 곤두박질친 중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우려 소리가 높은 가운데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8월 15일 발표한 소매판매는 7월에 2.5%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 4.5%에 크게 못 미쳤다. 산업생산도 3.7% 증가로 전달 4.45%보다 떨어졌다. 특히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침체는 더욱 심각하다. 1~7월 부동산 투자는 작년 동기보다 8.5% 하락했고, 신규 건설은 24.5% 감소했다. 또 1∼7월 고정자산 투자도 3.4% 증가하는 데 그쳐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의 경색이 금융권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출 1위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에 이어 국유 부동산 기업인 위안양(遠洋·시노오션)까지 채무 변제에 실패하는 등 ‘도미노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유명 부동산 신탁회사인 중룽(中融) 국제신탁도 만기 도래된 자금 3,500억 위안(약 64조 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연기했다. 부동산 추락이 금융위기로 이어져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부동산발(發) 위기가 금융으로 전이돼 1조 위안(약 180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중즈(中植) 그룹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중국 당국이 하루에 51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긴급 투입하고 금리를 낮추는 등 위기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2개국(G2) 발(發) 겹악재는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날릴 공산이 크다. 하반기 수출 회복을 근거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上底下高)’를 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이제 금융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난 4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약 1조 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명백한 경고시그널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17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주요 업종별 수출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무역금용·마케팅·해외인증 지원을 확대하고, 품목·지역 다변화 등 구조적 수출 대책도 보완해 추가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라며 규제 개혁 등을 약속했지만 그 정도의 대책이라면 너무 부족하고 턱없이 미흡하다. 

지금은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정부 역량을 집주(集注)해야 할 때다. 미국과 중국 리스크를 재평가하고 대응 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경제는 심리이고 정책은 타이밍이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신속히 비상 대책을 서둘러 가동해야 한다. 전방위 수출 지원과 금융 부실화 예방을 위한 선제적 관리 등 가능한 조치를 총동원해 당면한 위기를 잘 넘겨야만 할 것이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혁파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 ‘건전 재정’은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재정을 풀어 경기 추락을 막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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