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전 해체산업, '글로벌 탑5' 진입 노린다

원전 해체 경험 국가는 6곳 뿐…전 세계 시장 규모는 500조 현재 영구정지 209기 중 21기만 해체…기술·노하우 축적시 추월 가능성

2024-05-12     이석이기자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서 국내 최초로 원전 해체 작업이 시작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오른쪽)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고리 1호기 왼쪽은 2호기 모습이다. [연합뉴스]

국내 첫 상업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의 해체 작업이 지난 7일부터 첫발을 떼면서 국내 핵심기술 상용화로 '글로벌 톱5' 진입을 노린다.

현재 해체 작업을 수행해본 나라는 미국, 일본, 스페인 등 6개국에 불과해 우리나라가 지금부터라도 원전 해체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나간다면 이들을 따라잡고 추월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국내 원전 업계 시각이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원전 해체 산업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500조원 이상이다.

현재 영구 정지한 원전은 209기가 있는데 이 중 21기만 해체가 완료된 상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총 588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할 것으로 예측해 해체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는 핵심기술 57개를 상용화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그동안 원전을 운영해오면서 방사성 계통 구조물을 교체한 경험이 많아 이번 고리1호기의 해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증기발생기도 교체해 보고 원자로 헤드도 교체해 봤다"면서 "특히 고리 1호기에 대한 교체 경험이 많고, 상업 원전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연구용 원자로에 대한 해체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서 국내 최초로 원전 해체 작업이 시작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오른쪽)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고리1, 2, 3호기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원전 해체와 같은 원전 후행 주기 산업을 키우려면 기존 원전 내 저장된 방사능폐기물 등을 처리할 시설을 만드는 것도 필수적이다.

최종적으로는 방사성 폐기물 영구 저장시설이 건립돼야 하고, 현재는 임시저장 시설 건립도 필요한 상황이다.

고리1호기 해체 작업도 원전 내 보관 중인 580여 다발의 사용 후 핵연료를 언제 반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속도가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영구 저장시설 설치와 관련한 고준위 특별법은 발의된 지 3년이 지났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이달 말이면 폐기될 상태에 놓여 있다.

영구 저장시설 설치와 맞물려 추진하려던 고리원전 임시저장 시설도 함께 멈춰 서 있는 상태다.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률은 고리1호기 100%, 2호기 94%, 3호기 96%, 4호기 94% 수준이다.


[전국매일신문] 이석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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