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의원, IOC 위원장에 '이기흥 회장 연임 반대' 서한
"이 회장, 올림픽 정신·스포츠 공정성 훼손" 사마란치 주니어·무타와켈부위원장 2명에게도 발송
국민의힘 진종오(45) 의원이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연임에 반대하는 서한을 IOC에 보냈다.
진종오 의원은 27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자신을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한 뒤 "이기흥 회장의 행보가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어 이 사안을 IOC에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올림픽에 5차례 출전해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딴 사격 스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권총 50m 금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 대회 같은 종목과 공기권총 10m를 석권해 2관왕에 올랐고 2016년 리우 대회에서 권총 50m 금메달을 따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종목 올림픽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진 의원은 대한체육회 이사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조직위원장을 거쳐 올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한국 체육 발전에 앞장서 왔던 진 의원이 IOC에 서한을 보낸 건 현직 IOC 위원인 이기흥 회장의 행보가 체육회의 핵심 가치인 공정·혁신·상생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서한에서 "이 회장이 자녀의 딸 친구 채용을 위해 기준을 임의로 바꾸고 이 과정에서 반대한 직원에게 욕설, 폭언과 함께 징계성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또 후원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파리 올림픽 때 직위 임명 대가로 물품을 대납하게 하는 등 청탁금지법 및 제3자 뇌물 제공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썼다.
아울러 이 회장이 8년간 체육회를 이끌면서 각종 부정부패와 회장직을 이용한 '갑질' 때문에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음이 증명됐다면서 IOC 위원직 연임 도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회장이 체육회장 3선 연임과 IOC 위원 연임도 도전하려고 한다"면서 "그동안 부적절한 행위로 국민과 체육계의 신뢰를 잃은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연임된다면 국제 스포츠계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선출된 이 회장은 내년이 정년(70세)이지만, 최대 5명에게 임기를 4년 연장해주는 예외 규정이 있어 체육회장 3선 성공 시 IOC 위원직 연장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 의원은 바흐 위원장 외에 IOC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스페인), 나왈 엘 무타와켈(모로코) 위원에게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전국매일신문] 박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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