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 따라 펼쳐진 ‘하나뿐인 마을장터’를 아시나요?

개울 옆에서 만나는 ‘서울시 유일’ 장터 10년 100회 맞은 ‘키 작은 청계천 장터’

2024-11-29     김종영 기자
성북구 개울장 풍경. [성북구 제공]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에는 ‘서울시에서 하나뿐인 마을장터’가 있다. 바로 개울장이다. 정릉시장, 정릉천 산책로 등지에서 열리는 마을장터다. 지난 9일 열린 개울장을 찾았다. 이날 개울장은 장터를 시작한 지 10년이 됐고, 특히 100회를 맞았다.

개울장 사전행사와 개막식 등 기념행사는 오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하지만, 장터에는 아침부터 상인들이 펼쳐놓은 ‘여러 가지’ 물건들이 개울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행사를 진행하는 무대 옆에는 키다리 아저씨로 분장한 이를 어린 아이들이 둘러보며 즐거워했다. 서경대 밴드동아리는 버스킹 축하공연을 진행했다. 정릉천 제방에서는 올해 진행한 장터 사진을 모아 ‘2024년 개울장 담벼락 사진전’도 열렸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어린이 전통시장 장보기 체험을, 국민대는 창업캠퍼스 홍보 부스를 준비했다.

2014년에 처음 시작한 개울장이 올해 10주년을 맞았고 9일 개울장은 100회를 맞은 만큼 오후 1시 기념식은 ‘100회’를 기념해 ‘백미’로 만든 가래떡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개울장은 상인과 주민과 대학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장터’다. 매해 봄부터 가을까지 북한산 계곡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정릉천에서 열린다. 그래서 ‘키 작은 청계천 장터’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다.

이승로 구청장(왼쪽서 네 번째), 정윤주 성북구의회 의원(왼쪽서 세 번째), 박시숙 정릉시장상인회장(왼쪽서 다섯 번째), 김영배 의원(오른쪽서 네 번째), 양순임 성북구의회 운영위원장(오른쪽서 두 번째) 등 개울장 참석자들이 개막식에서 100회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성북구 제공]
이승로 구청장(맨 왼쪽)이 글씨쓰기 행사 참여후 받은 노트를 아이에게 전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개울장은 또 대표적인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축제다. 정릉천 산책로를 따라 정겹게 이어지는 플리마켓은 지역 주민과 정릉시장 상인들이 손잡고 개최하는 테마장터다. 손으로 만든 수공예품들부터 빈티지풍 중고 물품, 먹거리 등을 만날 수 있다.

개막식에는 이승로 구청장을 비롯해 김영배 의원(성북갑, 더불어민주당), 성북구의회 윤순임 운영위원장과 정윤주·이용진 의원, 박시숙 정릉시장상인회장 등이 참석해 가래떡을 자르며 100회를 기념했다.

이 구청장은 개막식에 앞서 장터를 돌며 상인과 주민을 만나 악수하며 인사와 나눴다. 여러 번 만나 친분이 많은 주민에게는 ‘형님, 형수님’이라며 허물없는 표현으로 정다움과 반가움을 표현했다.

이승로 구정창이 개울장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이 구청장은 “마을장터 개울장은 특화해서 만든 장터며 성북에서만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유일한 장터”라고 말했다. 또한 “개장한지 10년, 오늘은 100회를 맞게 돼 전통시장과 지역이 상생하는 활로 모색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박시숙 상인회장은 “개울장은 2014년부터 시작해 최근 같이가치정릉시장협동조합이 상인회와 함께 참여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개울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로 구청장(왼쪽)이 개울장에 참석해 연필로 글씨쓰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종영 기자]

이번 개울장 행사 관련 업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한 정승채 디지털전통시장사업단장은 “개울장은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시작했는데 공모사업은 지속되지 못하고 중간에 끝나는 경우도 많은데 성북구 개울장은 하천(정릉천)이라는 특성을 살려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2018년 무렵부터는 성북구에서 지원을 해주면서 시비와 구비를 지원받기 때문에 상인회와 조합이 협력해 더욱 알찬 장터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옛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보존하면서 장터를 여는 곳은 개울장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성북구 마을장터 개울장 사례

日홋카이도 교육대학원 하코다테 캠퍼스 동참
정릉종합사회복지관〮굿네이버스 등 잇단 참여
대학생 봉사〮버스킹 등 시장 이상의 긍정적 기능
시장외곽 점포들 “개울장 참여후 인지도 상승”

같이가치정릉시장협동조합에 따르면, 개울장은 일본에서 견학과 체험을 하기로 했으며, 창업, 상권 인지도 향상 등의 긍정적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일본 홋카이도 교육대학원 하코다테 캠퍼스에서 찾아와 일본문화 체험부스 운영하며 직접 참여했다. 일본 대학생 24명은 전통시장인 정릉시장도 견학하고, 개울장도 체험했다.

지난해 9월에는 4개 부스를, 올 9월에는 2개 부스를 마련해 뿌요뿌요 건지기, 부채 만들기, 소원 빌기 등을 체험했다.

견학 및 체험 행사는 정릉시장 국제문화교류 프로젝트로 진행했으며, 서경대 글로벌비지니스어학부 학생 통역 봉사를 담당했다.

2022부터 올해까지 인근대학, 지역단체에서 개울장에 참여했다. 국민대는 재활용 캠페인, 창업페스티벌, 미술품 전시 등 총 10회(22년 4회, 23년 4회, 24년 2회) 참여했다.

서경대는 아이스팩 수거 캠페인, 밴드동아리 버스킹, 일본 학생 통역 등 총 19회(22년 3회, 23년 13회, 24년 3회), 고려대와 경희대는 버스킹(23년 각 3회)을 진행했다.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 굿네이버스(24년 9월) 등은 지역단체 홍보부스에 참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양천구 인드라망생활협동조합 외에 여러 시장과 단체가 견학을 왔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개울장에서 시장성 테스트(Market Testing)를 한 후 4곳이 청년가게를 창업했다. 2018년에는 럭키박스(에코백 안에 판매자가 기증한 수제품을 넣은 상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 기부해 정릉천 환경개선을 후원했다.

또한 삼예다‧쿠키포레스트 등 정릉시장 외곽에 있는 점포들은 개울장을 통해 가게인지도가 상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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