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양우식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 "공평·객관적 대응에 목소리 높인 것 미운털 박혀"
양 위원장 "하고싶은 말 많지만 지금은 말 아낄 것···내일 차분히 대응" "평소 6개사 지원·편의 제공 많아···신년사 게재가 큰 일인가" 토로
경기도의회 의원이 "특정 기사를 보도하지 않으면 신문 홍보비를 제한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양우식(국민의힘·비례) 운영위원장이 의장 개회사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1면에 올리지 않는 신문의 홍보비를 제한하라고 의회사무처에 주문해, 도의회를 출입하는 지역신문사들이 비판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연합뉴스는 경기도의회를 인용해, 양 위원장은 지난 19일 도의회 임시회 운영위원회의 업무보고 관련 회의에서 임채호 의회사무처장에게 "경기도의회가 회기 중에 의장님의 개회사, 양당 대표님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내용이 언론사 지면 익일 1면에 실리지 않으면 그 언론사 홍보비를 제한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임 처장이 "참고하겠다"고 하자 양 위원장은 "꼭 반영해야 한다"며 "경기도에 있으면서 언론사가 경기도의회 의장님과 대표연설 내용을 갖다가 지면에 싣지 않는다는 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적극 검토해달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도의회를 출입하는 특정 신문사의 몇몇 기자들은 공동성명을 내 "도민의 혈세로 조성된 홍보예산이 마치 자신의 쌈짓돈인 양 이를 빌미로 언론사를 겁박하고 편집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의회는 생중계 중인 업무보고 현장에서 그릇된 언론관을 드러내 경기도의원의 명예를 실추한 양 위원장을 징계하고, 양 위원장은 언론 앞에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양 위원장은 "의장과 양당 대표의 신년사를 비중 있게 다뤄 달라는 것은 운영위원장으로서 당연하며 언론사 겁박은 절대 아니다"며 "징계와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의정활동 탄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가 이날 21시께 양 위원장과 직접 전화 인터뷰가 연결되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 위원장은 "연합뉴스 및 특정언론의 보도내용을 미처 확인치 못했다"며 "내일 아침에 보도내용을 상세히 확인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특정인의 기사를 싣지 않으면 홍보비 제한을 언급했냐'는 질문에 양 위원장은 "평소 6개사라고 지칭되며 도의회로부터 여러가지 지원과 편의를 제공받으면서, 신년에 의장이나 각당 대표들의 신년사 정도를 게재하는 것이 그렇게 큰일 인가"라며 조금은 격앙된 답변을 했다.
양 위원장은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은 말을 아끼겠다"면서 "평소 경기도의회를 출입하는 언론사들을 공평하게, 객관적으로 대응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 미운털이 박혔던 모양이다"라고 토로했다.
[전국매일신문] 한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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