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해체 수순
2016-12-08 박선식기자
삼성 내부적으로는 미래전략실을 축소해 그룹 주력인 삼성전자 하부조직으로 흡수 통합하는 방식, 그룹 전반의 경영현안과 리스크 관리를 맡을 위원회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재편하는 방식 등이 다양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청문회에서 대외로비, 오너일가의 경영승계 기획 등이 지적된 만큼 이런 문제와 관련된 조직부터 수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어제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이 나왔기 때문에 현재 검토가 이뤄진 것은 전혀 없는 상태”라면서 “미래전략실을 어떤 방식을 통해 해체할지, 또는 재편의 방향성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삼성은 우선 미래전략실에서 기업의 고유 기능으로 갖고 있는 계열사간 업무조정, 경영진단, 채용, 인수합병(M&A) 기능 등은 어떤 형태로든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자기 허물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제삼자 입장에서 체크하는 그룹의 경영진단 기능은 필수적”이라며 “채용도 정기 공채는 그룹 전체로 이뤄지고 있어 통할하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성장 사업과 M&A 등에서 자칫 추진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청문회 등을 통해 도마에 오른 대외로비 관련 조직은 축소 또는 폐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으로는 삼성전자가 이미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 검토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전환이 미래전략실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 등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그룹 금융부문은 중간 금융지주가 될 삼성생명 아래로 모이는 등의 그룹 재편이 가속화하면 자연스럽게 미래전략실 기능이 지주회사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재벌의 선단식 경영이 주는 폐해를 막고자 비서실·전략기획실 등을 일제히 없애라고 했지만 재벌들이 다들 시늉만 하다가 다시 슬그머니 조직을 부활시킨 전례에 비춰 실제로 그룹 컨트롤타워 해체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