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마프로그램 개발 ‘떼돈’ 챙긴 일당 덜미
‘다크웹’ 통해 유통후 서버 개설·관리 조건 110명에게서 75억 챙겨
경찰, 판돈 규모 연 1조2천억대 파악…총괄책 12명 구속·5명 입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한국마사회법 위반 혐의로 총괄 운영자 최모 씨(49) 등 12명을 구속하고, 서버 관리자 이모 씨(35)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프로그램을 사들여 사설 경마를 운영한 한모 씨(41)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과거 ‘리니지 게임’ 자동 실행 프로그램을 제작한 경력이 있는 프로그래머 손모 씨(44)를 고용해 판도라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구글이나 네이버 등 검색엔진으로 검색되지 않는 ‘다크넷’(다크웹)을 활용해 추적을 피해왔다.
다크웹은 IP를 여러 차례 바꾸고 통신 내용을 암호화하는 특수 프로그램으로 접속하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 익명성이 보장돼 마약, 무기, 아동 음란물, 해킹 툴, 개인정보 등의 매매가 빈번히 이뤄지는 ‘인터넷 암시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인터넷 속도가 느린 해외에 서버를 두는 대신 수도권에 있는 아파트 6곳을 임차하고서 수시로 옮겨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디도스 공격에 대비하겠다며 국내 한 대기업이 운영하는 인터넷 데이터 센터에 매주 1000만 원에 달하는 사용료를 내고 프로그램 서버를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 등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구매한 사설 경마 운영자들은 평균적으로 회원 20∼50명을 관리하면서 1인당 베팅 금액의 5∼7%를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판도라 프로그램을 통한 판돈 규모는 연 1조2000억원대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판도라는 다크웹으로 운영되는 불법 사설 경마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검거 과정에서 서버 129개를 모두 압수했다”라면서 “최씨 일당 중에는 대전지역 폭력조직원들도 포함돼 있어 혹시 이번 범죄에 조직폭력배가 깊이 연루됐는지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