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칼럼] 여름철 산에서의 불법행위 이제 그만
최수천 북부지방산림청장
한 달 남짓의 장마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이 강과 바다, 계곡 등지에서 야외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서도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시원한 계곡에서의 맛있는 먹거리와 함께 즐기는 피서는 당연히 으뜸이다. 또한, 숲속 계곡은 특유의 자연 생태계로 이루어져 있어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자연 놀이터에 놀거리, 체험학습의 현장으로 최상의 장소이다.
하지만, 많은 산림 내 계곡의 경관과 환경이 평상 등 불법 시설물 설치와 쓰레기 무단투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때쯤이면 우리나라에서 피서지로 유명한 계곡들은 개인의 불법 점유로 인해 평상, 텐트 등이 들어차 있어 불법 점유자와 산림 내 계곡 이용자 간의 다툼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차박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부 매너없는 캠퍼들의 무단 취사, 쓰레기 무단투기로 마을 주민들과 실랑이하는 장면을 뉴스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불법행위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자연경관과 생태계가 오염되고 산림 내 휴양지는 여름철 휴식처로서의 매력이 떨어져 더이상 발길을 옮기지 않는 곳으로 변해버리게 될 것이다.
북부지방산림청에서는 이와 같은 여름철 산림 내 불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단속을 하고 있다. 산림 내 계곡에서의 불법행위를 정밀하게 단속하기 위해 드론을 띄우거나, 연도별 위성·항공사진을 비교·분석하여 불법 시설물 설치 및 불법 산림훼손 의심지를 확인한다. 산림특별사법경찰과 산림보호지원단(산림을 보호하기 위한 전담 인력)을 투입하여 현장 기동 단속도 벌이고 있다. 현장 단속은 계도를 우선으로 하나, 계도 후 적발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또는 사법처리 등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 훼손으로부터 산림을 보호하는 데에는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올여름 아름다운 산림 내 계곡에서 안전하게 여름철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 이것만큼은 지키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드린다. 첫째, 캠핑과 차박 등 야영은 지정된 곳에서만 하자. 일반적으로 산림 내에서는 화기를 이용한 취사를 할 수 없고,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또한 허용되지 않는다. 산림 내에서 캠핑이나 야영을 할 때는 취사장과 쓰레기장이 있는 지정된 캠핑, 야영장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둘째, 산림 내 계곡에 자신만의 편의나 영업을 위한 시설물을 설치하지 말자. 나만의 편의를 위해 공공이 함께 이용해야 할 계곡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해치고 불법행위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몇 년에 걸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여행을 자제했던 국민들의 이동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 무더위에 시원한 산림휴양지에서 피서를 즐기고 지속적으로 편안한 쉼터로 이용하려면 지금의 각종 불법행위로 인한 훼손으로부터 산림을 잘 지켜내야 한다. 무엇을 “지킨다”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북부지방산림청 등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이 함께 우리 모두의 삶터이자 쉼터, 미래 자산인 산림의 소중한 가치를 인식하고 보호를 위해 깊은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 필요하다.
올여름, 우리와 다음 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산림’을 지키기 위해 내가 찾는 산림 내 계곡에서 ‘흔적 남기지 않기’, ‘안 온 듯 다녀가기’ 등을 꼭 한번 실천해 보자.
[전국매일신문 칼럼] 최수천 북부지방산림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