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흑자 11년만에 최소…수출 부진에 올해도 암울

경상수지 흑자 3분의1 수준…상품수지, 수출 역대 최대 불구 원자재 가격 급등에 수입 급증…올해 주요국 경기·IT 업황 등 변수

2023-02-08     홍상수기자
서산 대산항 컨테이너. [서산시 제공]

지난해 우리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지켜냈지만 흑자 폭은 급감하면서 11년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방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천만달러 흑자로 11월(-2억2천만달러) 적자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기준 경상수지 흑자는 298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852억3천만달러) 대비 554억 달러 줄어들면서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1년(166억3천8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작은 것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평택항 컨테이너 신규항로. [평택시 제공]

지난해 수출은 6천904억6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409억9천만달러(6.3%)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63.3%), 승용차(16.7%), 반도체(1.3%) 등의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입은 6천754억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천16억6천만달러(17.7%) 급증했다.

이로 인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757억3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50억6천만달러로 줄었다.

가격 급등 영향으로 석탄(92.6%), 가스(84%), 원유(57.9%) 등 원자재 수입이 30.1%나 늘어나 지난해 수입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55억5천만달러 적자로 전년(52억9천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전년 대비 2억5천만달러 늘어난 131억2천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21년 70억3천만달러에서 지난해 79억3천만달러로 9억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대비 34억4천만달러 증가한 228억8천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입 등이 늘어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021년 95억8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44억4천만달러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어 경상수지는 올해도 대폭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새해 첫 달인 1월 수출액은 462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6% 급감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월 60억달러로 44.5% 급감했다.

이같은 흐름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반기 수출은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0억달러 흑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매일신문] 홍상수기자
HongSS@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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