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면전→'美-이란 대리전' 확산되나
가자지구 지상작전 관측 新중동전쟁 위기…미 항모전단 이동 배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미국과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항모전단의 동지중해로 이동을 발표하는 등 이스라엘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승인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 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재한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중대한 군사 행보에 나서게 됐다며 하마스의 군사 기반시설을 해체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은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는 계엄령 하에 있다. 수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했고 앞으로 수십 만명까지 늘려 남부사령부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날 24∼48시간 안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충돌로 인한 인명피해는 계속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을 넘었고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무려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13명이며, 이 가운데 아동과 청소년이 78명, 여성이 41명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했다.
부상자 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날까지 이스라엘에서 2천100명, 가자지구 2천300명 등 양측 부상자 합계는 4천400명에 달한다.
이와 별개로 하마스와 이번 공습에 참여한 또다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는 130명 넘는 인질을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박격포를 쏘고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을 약속하면서 확전하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하마스 테러리스트에 의한 전례 없는 끔찍한 공격에 직면한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에 대한 완전한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의 동지중해로 이동시키는 등 항모전단을 이동 배치하고 F-35 등 역내 전투기 편대를 증강하기 위한 조치도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이스라엘 공격 계획에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도움을 줬고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승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하며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 이스라엘을 급습하는 방안을 고안했고, 이란혁명수비대와 하마스·헤즈볼라 등 4개 무장단체가 참석한 여러 차례 베이루트 회의에서 세부사항이 개선됐다고 한다.
가지 하마드 하마스 대변인도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이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다면서 "이란은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이 해방될 때까지 우리 전사들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에 직접 개입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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