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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들 자정능력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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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들 자정능력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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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2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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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서울대 이병천 교수 아들이 아버지와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을 대학 편입학 때 활용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해당 대학에 편입학 취소를 요구했다. 교육부가 서울대와 연세대 등 대학 15곳을 특별감사한 결과, 이병천 교수 아들 사례처럼 교수 자녀 등 미성년자가 논문 공저자로 부당하게 이름을 올린 연구 부정행위가 총 12건 적발됐다. 이번 특별감사 등을 통해 미성년자 논문 245건이 추가로 확인돼 현재까지 총 794건이 파악됐다. 교육부는 17일 오전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미성년 공저자 논문 및 부실학회 관련 15개 대학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미성년자가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나 부실학회 참석 교수가 많거나 조사 및 징계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의심된 대학 14곳, 그리고 이병천 교수 아들 의혹이 제기된 강원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감사 대학 중에 미성년 공저자 관련 연구 부정행위가 확인된 대학은 서울대, 경상대, 부산대, 성균관대, 중앙대, 연세대 등 6곳이다. 교수 10명의 논문 12건이 부정행위로 판명됐다. 교수와 미성년 공저자의 관계를 보면 8건은 교수 본인 자녀, 1건은 교수 지인의 자녀, 3건은 특수관계가 아닌 미성년자 등이었다.

 

교육부에 추가 제보 등이 잇따르고 있어 이런 논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교수들이 자신이나 지인 자녀의 대학 입시를 돕기 위해 이들을 공저자로 끼워 넣은 것이다. 부정행위로 확인된 논문의 작성 교수와 미성년 공저자 관계를 보면 교수 본인 자녀가 8건, 교수 지인 자녀 1건, 특수관계가 아닌 미성년자가 3건 등이다. 교수들이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은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등재하고, 이렇게 작성된 일부 논문은 대입 때 활용된 것이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등재된 아들이 해외 대학에서 국내 대학으로 편입할 때 해당 논문을 활용했다. 이 대학 또 다른 교수도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올렸다가 연구 부정으로 적발됐다. 경상대의 모 교수 자녀는 2015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에 진학했는데, 이때 해당 논문이 활용됐는지 교육부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대와 성균관대 교수 자녀들도 고교 시절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해외 대학에 진학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감사 결과 연구 부정으로 확인된 12건은 지난해까지 조사에서 적발된 논문으로,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미성년자 공저자 논문 245건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들 논문은 각 대학이 검증 중이어서 미성년자 논문 부정행위가 더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대입 학종은 2014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 상의 논문 기재를 금하고 있다. 편법으로 작성된 논문이 대입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그러나 현행 대입 전형에서도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때 수험생에게 유리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대학에서 미성년 공저자 논문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거나 관리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남에 따라 검증 보완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교육부의 책임이 무겁다. 대학사회가 스스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촉구하고, 일탈 행위는 엄벌해야 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말처럼 미성년자의 논문 공저자 등재와 대입 활용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검증하고, 대학과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수사회가 자정 능력을 회복해서 우리 사회 최고 지성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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