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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져가는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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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져가는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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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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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관련 질의에 대해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정도로 안정됐다"며 "과거 미친 전·월세가 불렸던 전·월세 시장도 우리 정부 들어 아주 안정돼 있다"고 자평했다. 이 발언으로 며칠간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사실 관계만을 따지면 맞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전셋값이 안정된 것은 사실이다.

문제의 팩트는 맞을 지언정 소위 말하는 미친 집값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난감할 뿐이다. 지방의 경우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집값이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은 가히 폭등 수준이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지난 7월 "유례없는 집값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해 딴 세상 사람과 같은 말을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과 경실련이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서울주요 34개 아파트의 경우에도 강남권은 평당 2000만원, 강북권은 930만원 등 각각 45%, 43%가 상승했다. 전용 84㎡ 기준 강남은 6.4억원, 강북은 3억원 오른 것이다. 한국 감정원도 서울기준 2017년 5월 5억3000만원에서 올해 10월 7억8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47%가 올랐고 같은기간 강남구는 10억1700만원에서 15억3000만원으로 5억원 상승했다. 정 의원과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만에 서울에서 1000조, 전국적으로 2000조로 땅값이 상승해 해방 후 단기간에 최고로 땅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1979년 이후 지금까지 땅값 변화를 조사, 분석한 결과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2년 반동안 (땅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며 "불로소득도 1000조 원이 발생했다. 이는 땅값 상승 조장 정책을 시행하고 엉터리 공시가격 가격상승률을 핑계로 핀셋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문 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이 연동별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등을 활용해 1979년부터 2018년까지 땅값을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대한민국 땅값 총액은 1경1514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정부보유분(255조원)을 뺀 민간보유분은 9489조원이다.

자료에 따르면 민간보유 토지 가격 총액은 1979년 325조원으로 추정되나 2018년에는 9489조원으로 40년간 약 9100조원이 상승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 임대사업자 담보대출 확대 및 세제 감면, 3기 신도시 개발 등 규제 완화로 인해 땅값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반 동안에 집값이 폭등했는데 무슨 집값 안정, 부동산 안정이라는 말인가. 일단 문재인 대통령에게 허위 보고를 한 참모 관료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전망은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지난 8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82%로 나타났다. 직전해 말 대비 서울 아파트값은 2014년 1.09%, 2015년 5.56%, 2016년 4.22%, 2017년 5.28%, 2018년 13.56% 등 5년 연속 상승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6년 이후 서울에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집값이 연속으로 오른 적은 있지만, 6년 연속은 없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6년 상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울 것 같다"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많지 않고,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역시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0.31% 오르면서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째 전달 대비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흐름이다. 수도권은 전년대비 2014년 1.81%, 2015년 5.61%, 2016년 2.89%, 2017년 2.77%, 2018년 6.76% 등 5년 연속 상승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으로 마감될 경우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으로 6년 연속 가격이 오르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편 올해 들어 서울의 전셋값은 지난해 대비 0.34%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반 동안 집값이 폭등했는데 무슨 집값 안정, 부동산 안정이라는 말인가. 대한민국 땅값은 격차의 근본적인 원인이고 집값상승의 결과다. 아파트 값의 상승은 결국 아파트가 있는 토지가격의 상승이다. 토지가격이 상승할 수록 소수에 의한 독점, 기업의 땅 투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정의원의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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