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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실사 착수…남은 고비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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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실사 착수…남은 고비 산적
  • 홍상수기자
  • 승인 2018.02.26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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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협조 행태 주주감사 무력화 등 현실적 한계 걱정
한국GM노조 군산공장 폐쇄철회·임원 축소 등 요구


 한국 제네럴모터스(GM)에 대한 실사가 이번 주 후반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앞으로 넘어야할 고비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실사 자체가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는 만큼,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는 게 가장 관건이겠지만, GM의 신차배정 결정, 노동조합과의 협상, 차입금 만기도래 등 고비가 산적해 있다.
 
 ●2년간 불발됐던 한국GM 실사…이번에는 제대로 될까
 2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국GM에 대한 실사는 이르면 이번주 후반부터 시작된다. 정부와 GM은 통상 2∼3개월 걸리는 실사일정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지만,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17%)이 한국GM에 대한 실사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산은은 지난 2016년 4월 한국GM의 최근 3개년 대규모 손실의 상세원인 등 경영실태 파악을 위해 경영진단컨설팅을 제안했지만, GM과 한국GM 측의 거부가 완강해 무산된 바 있다.
 산은은 지난해 3월에는 주주간계약서를 근거로 한국GM에 대한 주주감사권 행사를 결정하고 회계법인과 함께 감사에 착수했지만, 한국GM 측의 비협조 등으로 사실상 감사가 불가능해 한 달여 만에 중단했다.


 한국GM 측은 다양한 방식의 비협조 행태로 주주감사를 무력화했고, 감사가 파행적으로 진행돼 정상적인 감사가 불가능했다는 게 산은의 주장이다.
 산은은 한국GM이 수차례 협조 및 시정 요청에도 응하지 않아 부득이 감사중단을 결정했다며 주주간계약서상 강제수단이나 제재조항이 없어 GM측의 협조 없이는 실효성 있는 감사를 기대하기가 곤란하고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실사 합의서에 구속력이 있는 자료요청 권한을 담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GM이 이번 실사를 최대한 충실히 받겠다는 내용의 문구도 담는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GM측이 한국GM의 경영상황 판단을 위한 산은과 GM간 재무실사 실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GM측은 실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지만, 실제 재무실사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GM의 한국GM에 대한 고금리대출이나 납품가격, 과도한 연구·개발(R&D) 비용 등 민감한 사안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가장 큰 고비는 실사내용 자체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어떻게 할 건지 계획에 대한 검토와 의견조율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차배정·노사협상·차입금만기 등 고비 산적
 한국GM에 대한 실사가 이뤄지는 취소 1∼2개월간 회생에 변곡점이 될 다른 고비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내달 초 GM본사의 글로벌 신차배정 계획 확정을 앞두고, 한국GM이 신차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GM의 회생을 위해서는 신차배정을 받는 게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GM은 앞서 지난주 국회에서 부평공장에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를, 창원공장에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다목적차량·CUV) 신차를 배정해 한국 사업장에서 연간 50만 대 생산량을 유지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GM은 신차배정을 인건비 등 비용절감 여부와 연계할 방침이어서 한국GM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따라 신차배정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GM은 지난주 임금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포함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안을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제시한 바 있다. 이 교섭안이 타결되면 연 31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한국GM노조는 이에 맞서 사측에 군산공장 폐쇄철회, 외국인임직원과 상무급 이상 임원 대폭 축소, 신차투입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 확약, 내수시장 및 수출물량 확대방안 제시, 미래형자동차 국내개발 및 한국GM 생산확약 등 6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리 엥글 GM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주 방한 당시 한국GM 노동조합을 두 차례 찾아 이달 말이면 자금이 바닥나 내달부터 생산직 임금을 줄 수 없다는 식의 위협을 했다고 한국GM 노조 측은 밝혔다.
 한국GM노조 관계자는 “GM측은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노조의 얘기는 듣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서 “6가지 요구안에 대한 답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는 4월부터는 한국GM이 GM본사로부터 빌린 차입금 만기가 대거 돌아온다는 점도 한국GM에는 큰 압박이 된다는 점에서 고비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GM감사보고서(2016년 말 기준)에 따르면 한국GM이 GM에서 차입한 3조 1000억 원 중 오는 4월 1일부터 8일까지 무려 9880억 원의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GM이 지난 23일 한국GM이사회에서 실사 기간까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7000억 원 차입금에 대해 회수 보류를 했지만, 오는 4월에는 어떤 결정을 할지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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