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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외환보유고 운용수익률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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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외환보유고 운용수익률 개선
  • 이신우기자
  • 승인 2019.06.2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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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개선된 듯…“안정적 운용 위해 수익률 미공개”
안전자산 선호 현상…외환보유액 3위 ‘스위스’ 수익률 4.0%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주요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운용수익률이 올 들어 미국이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서고 무역분쟁 격화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도 올 들어 운용수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운용 주체인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구체적인 수익률 공개는 꺼리고 있다.


 한국은행과 각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규모 3위 국가인 스위스의 올해 1분기 외환보유고(금 제외) 수익률은 4.0%(스위스프랑 환산 기준)로, 지난해의 마이너스 수익률(-2.2%)을 일찌감치 만회했다고 24일 밝혔다.


 외환보유고 특성상 안전자산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하면 3개월간 수익률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외환보유고 2위인 일본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말 1조 2710억 달러에서 지난달 말 1조 3080억 달러로 약 2.9% 증가했다.


 당국의 정책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유액 증감만으론 운용수익률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증가액의 상당 부분은 운용수익률 개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은 외환보유액을 시가 기준으로 평가해 공개하고 있다.


 외환보유 1위인 중국도 보유액이 늘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3조 727억 달러에서 지난 4월 말 3조 950억 달러로 0.7% 늘었다. 중국도 외환보유액을 시가 기준으로 평가해 공개한다.


 금융시장에선 중국 외환당국이 무역분쟁 격화 이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올 들어 상당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총액 수준은 줄지 않은 셈이다.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이 올해 늘어난 것은 올해 들어 글로벌 채권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구성비중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국가가 선진국 우량채권 위주로 외화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기조를 철회하고 금리 인하로 정책 방향을 틀면서 올들어 상승세를 보여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미 국채 등 우량채권의 가격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


 실제로 연기금 등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의 운용 기준지표로 활용되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채권 총수익지수는 올 들어 5.07% 올랐다.


 지난해 말 폭락했던 세계증시가 올 들어 반등한 것도 수익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전세계지수(ACWI)는 1∼5월 중 9.38% 올랐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 운용수익률이나 시가 기준 평가액을 공표하고 있진 않지만, 자산구성에 비춰볼 때 다른 주요국처럼 올 들어 수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5월 말 현재 각종 유가증권 93.5%, 예치금 3.9%, IMF 특별인출권(SDR) 및 포지션 1.4%, 금 1.2%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SDR과 IMF 포지션, 금을 제외한 외화자산의 구성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치금 5.0%, 정부채 42.9%, 정부기관채 18.0%, 회사채 13.7%, 자산유동화채 12.8%, 주식 7.6% 등이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 자산이 69.8%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 들어 글로벌 채권 및 주식 가격이 동반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낮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다.


 한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19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말(4036억 9000만 달러) 대비 0.4% 감소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한은이 보유액을 시가가 아닌 장부가로 평가해 발표하기 때문이다. 장부가에는 보유 채권이나 주식의 시장가치 증감분은 반영되지 않고 이자수익이나 실현된 손익 등만 반영된다.


 이런 가운데 달러화 강세로 유로화나 엔화 등 여타 통화 자산의 달러화 환산 장부가치가 줄어든 게 전체 전체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은도 내부적으로는 올해 운용수익률이 지난해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익률이나 시가평가액 증감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률 비공개 배경에 대해 “외환보유고를 수익률 관점에서 다루다 보면 안정성을 중시해야 하는 당초 목적과는 다르게 운용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고란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수단인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다 보면 운용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률 상승이 금리하락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판단하기 불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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