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 여러 병원 중 어느 곳에 딸린 시설인지 분간할 수 없는 만큼 의약분업의 취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약사 위모 씨(56)가 창녕군수를 상대로 낸 약국변경등록 불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건물에 있는 여러 의료기관 중 어느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 등에 있는지 특정할 수 없다"며 "약국을 세우려는 장소가 의료기관과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돼 있지 않아서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된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위씨는 2011년 11월 병원 4곳이 들어선 4층 건물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단층 건물로 약국을 이전하기 위해 창녕군에 약국등록사항 변경을 신청했다.
하지만 창녕군이 2012년 2월 "약사법에 따라 약국개설이 불가능한 의료기관 시설 안에 해당한다"며 신청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4층 건물과 동일한 부지에 있고, 건물 소유자가 동일인이라는 사정까지 고려하면 공간적·기능적으로 독립돼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신청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의료기관 시설 안에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라고 보기 힘들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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