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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혼개통헌의 등 6건 보물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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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혼개통헌의 등 6건 보물 지정 예고
  • 대전/ 정은모기자
  • 승인 2019.04.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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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대전/ 정은모기자>

문화재청이 18세기 조선에서 제작된 천체 관측 기구인 혼개통헌의를 비롯해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등 고려-조선 시대 회화와 불상, 초기 철기 시대 거푸집과 청동거울, 통일신라 시대 도기 등 총 7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혼개통헌의는 해시계와 별시계를 하나의 원판형 의기에 통합해 표현한 천문 관측 도구로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제작 사례이다.

중국을 통해 전래된 서양의 천문시계인 아스트롤라베를 실학자 유금이 조선식으로 해석해 1787년에 만든 과학 기구로, 이 유물은 1930년대 일본인 토기야가 대구에서 구입해 일본으로 반출했으나 2007년 고 전상운 교수의 노력으로 국내에 환수된 문화재다.
 
혼개통헌의는 별의 위치와 시간을 확인하는 원반형의 모체판과 별의 관측지점을 알려주는 여러 모양의 침을 가진 T자 모양의 성좌판으로 구성됐다. 모체판 앞뒤면에 걸쳐 건륭 정미년에 약암 윤선생을 위해 만들다 라는 명문과 더불어 유씨금이라는 인장이 새겨져 있어 유금이 약암 이라는 호를 쓴 윤 선생을 위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 밤 시간에 특정한 별을 관찰하는 규형, 별의 고도를 확인하는 정시척도 함께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모체판과 성좌판만 남아 있다.
 
모체판과 성좌판에 새겨진 별자리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혼개통헌도설에 근거한 것이지만, 유금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독자적인 별을 그려 넣기도 했고 중국 책의 실수를 바로 잡아 반영하기도 했다. 이는 유금이 혼개통헌도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고 이와 연관된 기하학에도 능통했음을 의미한다.
 
혼개통헌의는 서양의 관측기기인 아스트롤라베를 받아들여 동아시아에서 제작된 유일무이한 천문 도구이자 서양 천문학과 기하학을 이해하고, 소화한 조선 지식인들의 창의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실례다.

또한 제작 원리와 정밀도에 있어서도 18세기 조선의 수학과 천문학 수준을 알려주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과학 문화재로서 보물로 지정해 그 가치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혼개통헌의 등 총 7건에 대해 30일간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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