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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열발전소와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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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열발전소와 지진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7.11.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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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 있는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과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만약 이같은 상관관계가 확인된다면 우리나라 지진 사상 최악의 포항지진이 인재 일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이번 지진으로 하루아침에 1000여명이 넘는 포항시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피해액만도 1000억원을 훨씬 넘는 재앙을 자초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포항 지열발전소와 근본적으로 같은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2000년대초부터 유럽 국가들이 탈 원전을 위해 사계절 환경에 구애 받지 않는 지열 발전을 실험 하던 중 2007년 스위스 Basel 지역에서 60여차례의 미진에 이어 진도 3.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방식은 화산 지대가 아닌 곳에서 약 4KM이상 구멍을 뚫고 차가운 물을 지하로 내려보내 160~180도의 화강암 틈 사이로 주입하면 물이 지열을 흡수해 수증기로 변하면 이 수증기를 생산정으로 끌어올린 후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산업부가 지열발전소 정밀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국내외 지질, 지진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해 이곳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서 한 방송사는 지난해 1월 지열발전소 시험가동 이후 정부에 보고한 물 주입량과 이 때문에 생긴 주변지역의 진동 관측데이터 등을 입수해 보도했다. 지열발전소에서 땅에 물을 주입한 직후 지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기에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산업부와 기상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열발전소에서 지난해 1월 29일부터 올해 11월 15일까지 총 443회에 걸쳐 물 주입과 배출이 이뤄졌고, 이로 인해 인근지역에서는 지난해 41회(규모 2.0 이상 8회), 올해 22회(규모 2.0 이상 2회) 등 총 63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고려대 지질학과 이진한 교수는 지난 15일 한 방송에서 포항지진의 원인을 지열발전소로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2년간 포항지열발전소 주변에서 63차례나 지진이 발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지진의 원인을 두고 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더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의원은 지난해 1월 29일부터 지난 15일 규모 5.4의 포항지진 발생 직전까지 포항지열발전소에서 고압의 물을 시추공에 주입했으며 물을 주입할 때마다 바로 다음날 포항 내륙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산업통상부와 기상청의 자료를 공개했다.

하지만 포항지열발전소 건설 사업을 주관하는 ㈜넥스지오는 억측이라며 발끈했다. 현장 상황과 검증 과정이 생략된 개인의 추측성 가설 보도로 인해 이 지진이 건설 중에 있는 지열발전에 의한 유발 지진으로 곡해됐다”며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이어 포항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발언과 보도는 참여 연구진의 의욕 뿐 아니라 이 사업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고 계신 포항 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기대를 크게 꺾어 놓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특히 포항지열발전 현장에 설치된 지열정은 약 20cm 직경, 4.3km 심도의 2개 시추공으로 이번 포항지진에 관련된 것으로 예상되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시추공의 설치에 의해 지진이 발생하는 예는 보고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깊은 심도의 지중에서 지열수를 순환시키는 비화산지대 지열발전의 특성에 따라 지하에 물을 주입하며 인공저류층을 형성하는 수리자극 (hydraulic stimulation) 과정에서 유발 지진이 발생하는 일부 사례는 있었다고 공개했다.

나아가 "포항지열발전 현장은 지열수 순환 설비 설치를 앞두고 지난9월 18일 이후, 모든 현장 작업을 중지하고 지열정을 압력 개방한 상태로 2달 남짓한 시간동안 어떠한 현장 활동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며 이 기간 동안 연구단에서 현장주변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정밀지진 관측시스템에서 단한차례도 뚜렷한 지진활동이 관측된 바가 없다"며 이번 지진과의 연관성을 일축했다.

넥스지오 관계자는 포항지진의 원인을 지역 발전소로 추정하는 근거는 셰일가스 채굴기술인 수압파쇄로 보고 있다며 그렇지만 포항지열발전소는 수리자극이란 기술을 활용한다고 말했다.수입파쇄는 암반에 틈을 깨는 방식이고 수리자극은 원래 있던 암반의 틈을 벌려 인공의 저류층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한 언론에서 “진앙지와 발전소가 6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연관성이 커졌다고 보긴 어렵지만 진열발전소와 포항지진 물 주입 시점에 지진 발생했다면 연관성 있다. 물을 주입하지 않았더라도 물이 남아있었다면 지열발전과 지진이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물 빼내는 작업 과정에서도 지진 발생의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물 주입 시점에 미소 지진이 발생했고 물 주입을 하지 않은 시점에도 미소 지진이 확인됐다며 물의 유입과 배출이 지진과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지진이 발생할 정도로 쌓여 있는 단층이 있는데 이 단층에 물이 주입되면 발생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포항 지진이 이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난 2010년 말 시작된 포항 지열 발전소 추진 과정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충분히 학계나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 등이 이루어 졌었는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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