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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소멸 이대로 방치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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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소멸 이대로 방치해선 안돼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7.12.04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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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면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농촌의 노인인구 비율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일상적인 시골마을 풍경만 보더라도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좁은 국토 면적에서 대도시만 사람들로 북적북적할 뿐 시골은 사람 보기가 힘들고 아이 울음소리는 명절이나 돼야 듣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지방소멸에 대한 다양한 대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농촌을 포함한 지방의 미래에 대한 종합적인 모습을 그리기 어렵다는 지적은 계속돼 오고 있는 현실이다. 지방에서 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면서 농촌인구가 감소했던 1970~1980년대는 고도 성장기였다.

이에 비해 현재의 농촌인구 감소는 농가 고령화와 출산 가능인구인 청장년의 감소에 따른 것으로, 저성장과 동반돼 나타난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단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농업이 점차 경제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도 차이점이다.현실적으로 시급한 문제는 농가 고령화, 그리고 방치된 농촌의 빈집과 농지다.

대부분 70세를 넘긴 농촌노인들을 어떻게 봉양해야 할 것인가와 늘어나는 빈집, 경작되지 않고 방치되는 농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다.

문재인정부는 농촌노인의 소득보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행 월 20만6000원인 기초연금을 2018년 후반기부터 25만원으로 인상하고, 2021년에는 30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노인의 건강보험 보장성도 대폭 강화해 건강보험의 본인부담률을 낮추고, 치매노인에 대한 국가적인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공동 주거와 공동 급식시설을 늘려 농촌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의 불편도 덜어줄 예정이다.이러한 정책들이 실행되면 농촌노인이 겪는 당장의 어려움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노인들이 더 나이를 먹고, 그리고 그들이 세상을 떠나면 농촌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일부 전문가들은 노인이 없어진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와서 채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그것은 대도시 인근의 농촌에나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로 보여진다. 현재 지방소멸이 심각하게 진행되는 대부분의 농촌지역까지 이를 보편화하기는 어렵다.노약해지는 농촌노인들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환경을 조성하려면 보건복지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늘어나는 빈집과 유휴농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이 나와야 한다.

또 지방소멸 현상이 심각한 지역부터 지역단위로 전면적인 재설계를 해야 한다. 도로·항만·공항 등의 건설이나 산과 강을 관리하는 거시적인 국토종합관리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 소멸하는 마을과 지역을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 가꾸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시점이 됐다.

하지만 사람도 마을도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것이 순리다. 그냥 둬도 자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될 수 있는 지역까지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다.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행정단위로서의 군지역이나 읍·면의 소멸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인구에서 노인은 늘어나지만 총인구는 감소하고, 농업 등 경제환경과 기후는 점차 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전제해 온 국민이 여유롭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도 성장기에 적합했던 국토와 농촌 관련 정책을 저성장기에도 지속가능한 구조로 전환할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다.각 지방자치단체도 외지에 사는 이들을 억지로 자기 지역으로 끌어오려는 단편적인 정책 틀에서 벗어나 지금 사는 주민이 현재도, 미래도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구유입정책 등으로 귀농을 권유하면서 년간 억대 소득자들이 많은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농부들의 삶은 그리 녹녹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일손 부족으로 과잉노동에 몸마저 찌들어진 모습이다. 집마당 감나무에서 홍시가 된 감들이 주렁주렁 하지만 애써 거두어들이는 이 없고 까마귀까치 밥이 되곤한다. 우리 농촌에서 젊은이들이 떠난 자리는 늙어만 가고 있다.  시골 장터에서 쉽게 만나지는 다문화 가족들 그들의 초롱한 눈망울들이 농촌의 현주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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