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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해안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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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해안을 지키자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8.04.16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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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매년 우리나라 특히 수도권의 국민들에게 여름 피서지로 어디를 가십니까? 하고 물어보면 1순위가 강원 동해안을 꼽고 있다.
 
그만큼 동해안을 찾아 더위도 식히고 일상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벗어나 몸과 마음을 충전해 다시 각자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곳이 바로 동해 바다다.
 
이처럼 동해안이 국민들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한 가치일 것이다. 요즘 수도권에서 동해안의 대표적인 도시인 속초와 강릉은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잇따라 개설되면서 접근성 또한 좋아져 1시간대면 충분히 찾아 올수 있는 곳으로 변모해 소위 수도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런 접근성의 확충으로 여름뿐만 아니라 사계절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강원 동해안 92개 해수욕장에는 2,477만 명의 피서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국민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피서지로 자리매김 했다.
 
동해안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다녀갈 정도로 국내관광 1번지이며 대표적인 국민 휴식처이고 자연이 준 치유 공간이다.
 
이러한 강원도 동해안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지만 국민들의 위기 공감과 정부의 태도는 안일하다. 지구온난화로 동해안의 수온과 해수면 상승세가 남해안이나 서해안에 비해 더욱 가파르고, 이로 인해 갯녹음(바다 사막화)과 해안 침식 가속화 등 해양환경은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설상가상 동해안 어업의 근간인 수산물 생산량은 곤두박질치고 있어 국민들의 신선한 먹거리도 함께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강원연구원에 따르면 1961~2015년 55년간 강원 동해안의 해수온도는 속초 2.5도, 강릉 주문진 1.4도, 동해 1도 등 평균 1.6도 상승했다. 비슷한 시기 1968~2015년 동해안의 표층 수온은 1.39도 올라 전세계 평균인 0.43도보다 3배 가량, 남해안 0.91도, 서해안 1.20도보다도 더 높았다.1977~2016년 동해안 해수면은 15.7㎝ 상승,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2100년이면 현재보다 50㎝이상이 더 높아진다. 이 같은 해양환경 변화로 동해안의 서식 어종이나 어획량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동해안의 연근해 어업 수산물 생산량은 1981년 15만4,568톤에 달했지만, 매년 줄어 2016년에는 이보다 65.5% 감소했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의한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먼 나라 남태평양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강원 동해안이다. 위기의 동해안, 국민관광 일 번지를 지키기 위한 국민들의 이해와 정부의 조기 대응이 절실해 지고 있다.
 
동해안 백사장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책은 미흡하기만 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안이 자꾸 침식되면서 백사장뿐만 아니라 해안시설까지 위협하고 있다. 해변은 폭풍과 해일로부터 육지를 보호하는 완충역할을 한다.

이 보호막인 백사장이 곳곳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들에게는 휴식처를 빼앗기는 것이지만 주민들로서는 재산피해와 안전위협까지 느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그로인해 점점 위력을 더해가는 파도가 더 자주 몰아치면서 나타나는 결과이다.
 
바람의 영향을 받아 큰 물결로 만들어지는 너울성 파도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해변의 모래가 사라지면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과거의 화려했던 기억만 남긴 채 대부분 폐쇄될지도 모르겠다.
 
해안도로는 물론 파도를 막기 위한 방파제나 해안 옹벽까지 오히려 침식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동해안의 경우 현재 100곳 이상의 지역에서 해안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해안을 개발하거나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기에 앞서 세밀한 사전분석이 이뤄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이다.
 
속초해변은 백사장 침식을 막기 위해 다른 곳에서 모래를 실어와 보충하고 있지만 시일이 흘러가면 똑같은 작업을 반복적으로 해줘야 한다는 게 문제이다. 모래를 보충하더라도 또 쓸려나가기 마련으로 이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야 한다. 방파제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도 해안 침식을 막는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해당지역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주변의 다른 곳은 더 많은 침식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해안이 지니는 공공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고 지자체도 무분별한 해변 개발에는 이제라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름다운 백사장을 모두 잃고 나서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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