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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83] 호남은 다시 일당의 군림으로 돌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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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83] 호남은 다시 일당의 군림으로 돌아가는가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8.05.0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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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오만하다’는 지적이 호남에서 다시 일고 있다. 민심이 용암처럼 지표면을 뚫으려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 행태가 2년 전으로 되돌아간 탓이다. -

 

2016년 4·13총선 당시 민주당은 호남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광주에서는 전멸했고, 전남에서 겨우 1석을 얻은데 그쳤다.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전 의석을 석권해온 민주당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충격이 있을 수 없었다.

오만이 빚은 몰락이었다. 호남의 민심을 민주당은 우습게 여겼다. 입만 열면 ‘호남’이니 ‘광주’니 하면서도 돌아서면 자신들의 권력에 취해 비틀거리기 일 수였다. 선거 때는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후보를 공천, 볼모로 잡힌 민심을 만끽했다. 당연하게도 중앙당의 선택으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인물은 다음 선거 때까지는 안하무인일 수밖에 없었다. 대신 그들을 뽑을 수  밖에 없었던 호남은 밖으로는 보수정권에 의해 차별받고, 안으로는 자신들이 뽑은 인물들로 인해 무시당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호남의 민심은 땅속의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었고, 4·13총선을 통해 마침내 안철수라는 화산으로 폭발했다.

당시 민주당은 호들갑스러웠다. 지금도 회자되는 ‘뼈아픈 회초리’라는 용어를 써가며 머리를 조아리고 삼보일배까지 했다. 불과 2년 전 일이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오만하다’는 지적이 호남에서 다시 일고 있다. 민심이 용암처럼 지표면을 뚫으려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 행태가 2년 전으로 되돌아간 탓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와 견제세력이었던 안철수의 바른미래당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호남에서 민주당의 공천은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티켓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민주당이 다시 일당지배가 주는 달콤한 유혹에 휘청 이고 있다.

공천의 원칙과 명분이 엿가락처럼 중앙당의 마음대로 바뀌고, 지역에 따라 달라지면서 공천불복과 성명전에 이어 탈당과 무소속 출마 등 후유증이 심화되고 있다.

광주 서구갑의 재·보궐선거에서는 특정후보를 전략공천하려다 반대여론이 들끓자 마지못해 포기했다. 그러면서도 전략 공천하고자 했던 지역위원장 출신의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100% 권리당원 투표로 결정했고, 영암·무안·신안은 ‘청와대 직함’을 가진 후보에게 유리한 100% 여론조사를 적용했다. 하지만 두 지역 모두 중앙당의 의도와는 다른 후보가 공천됐다.

또 광주 서구청장 경선에서는 지지율 1위를 달리던 후보가 ‘음주 운전 2회 벌금형’으로 컷오프 됐으나 서구청장 경선에 나선 또 다른 청와대 근무경력 후보의 ‘음주운전 3회 벌금형’은 문제도 삼지 않아 형평성에 대한 시비가 일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이번 6·13 지방선거 순천시장 공천은 끊임없는 잡음으로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의 순천시장 공천장을 손에 쥔 허 석 후보에 대한 도덕성이 사법적 판단을 구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고 있다. 순천지역 개인택시 지부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남본부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허 후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지난달 17일 고발했다. 허 후보 측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개인택시 사업자들과 택시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이 사실과 달리 자신을 지지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선관위 고발과 함께 공개사과와 민주당에 허 후보에 대한 자격박탈을 주장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허 후보의 친척이 포함된 측근들이 경선을 앞두고 조충훈 후보를 비방하는 대자보를 붙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자신이 운영했던 지역신문사 운영에 대한 의혹과 과거 상대방 후보에 대한 ‘마약 커피’ 발언 등을 들추며 지역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이로 인해 순천지역에서는 이번 순천시장 선거가 ‘민주당의 7번째 무덤’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순천지역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시장·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등 후보에게 내리 6연패를 안겨준 호남지역 최대 이변지로 떠오른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허 석 후보 또한 4년 전 순천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조충훈 후보에게 패배, 민주당 6연 패에 일조를 한 후보다.
 
머지않은 날에 민주당이 다시 ‘뼈아픈 회초리’라는 ‘뼈아픈 단어’를 꺼내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듯,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은 오만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앞에서 호남의 민심은 다시 용암처럼 지표면을 뚫으려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일당이 지배하고 군림했던 과거의 기억이 너무 뼈아프기 때문이다. ‘호남은 다시 일당으로 회귀 하는가’ 하는데 대한 지역민의 회의가 깊어가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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