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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공회전만 하지 말고 출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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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공회전만 하지 말고 출발하라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8.05.14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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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사회

국회가 공회전하면서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주말 어느 방송의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의 멘트는 서울에서 제일 대기오염이 심한 곳이 여의도라며 이는 국회가 계속 공회전하면서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4월 임시국회도, 지난 2일부터 열린 5월 임시국회도 파행이 이어지면서 여.야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드루킹 특검을 놓고 여.야가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고, 판문점 선언 후 여.야가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정면충돌에 이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 싸움이 시작됐다.
 
또 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의 사직서 처리시기를 둘러싸고도 싸움질이니 지켜보는 국민들은 과연 이들이 우리가 뽑은 대표가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동안 산적한 민생법안을 비롯한 법안 처리는 한 건도 하지 않고 정쟁만 하고 있는 국회가 사회갈등을 치유하는 장소가 돼야 할 곳이 오히려 온상이 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뭐라도 내놔야 하는데 내놓을 게 없으니까 '이제 와서 세비반납'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정세균 국회의장은 20대 국회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5월 국회 파행이 해소되지 않자 "여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저부터 책임지는 자세로 4월 세비를 반납하고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겠다."라고 선언해 그나마 국회의 양심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일부 정치인이나 일부 언론에서도 국회의원 세비반납을 주장하고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50건의 세비반납 청원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당자 자들인 국회의원들은 미온적이다.
 
국회의원들은 매번 회기마다 원구성이 늦어졌고 그럴 때마다 세비 반납 얘기가 나왔다. 제대로 세비를 반납한 사례는 천정배 의원이 유일한다.  18대 국회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시키자 국회의원 사퇴를 선언하고 의정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1년치 세비 1억2000여만원을 반납했다.

당시 천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할일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비 반납을 했다"고 말했다. 18대 국회가 출범한 2008년에는 여야 대치로 국회 개원이 지연되자 한나라당 초선의원 33명이 1인당 평균 720만원의 6월 세비를 모아 결식아동을 돕는 데 썼다.

19대 국회가 출범한 2012년에도 국회가 법정 개원일을 27일이나 넘겨 늑장 개원하자 새누리당은 의원 총회를 거쳐 6월 세비 전액을 반납하기로 결의하고, 이에 동의한 의원 147명의 세비 13억6000만원을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에 기부했다.
 
20대 국회가 출범한 지난 2016년에는 국회 개원이 법정 기한보다 이틀 늦어지자 국민의당이 총대를 메고 소속 의원 38명의 이틀 치 세비 2872만원을 국회사무처에 반납했다.  국회의원 세비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므로 국민을 위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만약에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주는 것이 맞다.  20대 국회에서는 2017년 9월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한국당의 반대로 결산안처리 법정 시한을 어겼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가결 시한도 한참 넘겼다. 20대 국회 개원 후 발의된 법안의 7.7%만 처리됐다.

법안 처리 시한을 정해 특권을 내려놓고,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예정된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세비라도 반납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2008년 6월에는 당시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언론인터뷰에서 "근로자가 무단 결근을 하면 퇴출당하고 학생이 무단 결석을 하면 퇴학을 맞는다. 국회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 현명한 국민이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내용을 20대 국회의원들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요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들어가보니 세비반납 청원이 50건이 진행 중이다. 몇 개를 소개하자면 "저는 46살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는 어제 오늘 회사에 출근해서 뼈빠지게 일했습니다. 어린이날.어버이날에 자식들과 어머니께 선물도 못했습니다. 저는 저의 월급에서 공제된 세금이 일하지 않는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지 않도록 법 개정을 해주세요. 너무 화가 납니다. 노동자들은 무노동 무임금 이죠? 그런데 그런 법을 입법하고 통과시킨 저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왜 월급을 받는 거죠? 저는 세금을 빠짐없이 내고 있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세비를 회수토록 조치를 취할 것을 당당하게 청원합니다."의 내용을 볼때 국회가 국민들과 더 이상 동 떨어진 행동을 하면 더 큰 국민적인 반발에 직면하고 말 것이다.

또 "4월부터 5월 지금까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폄하와 청년일자리추경 등 산적한 민생법안등 현안을 외면한 채 드루킹 특검이 세상 모든 것인 양 국회 밖에서 일하지 않고 있는 한심한 국회의원들에게 세금으로 급여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힘들게 오늘을 버티고 있는 서민들의 바램을 외면하고 지방선거을 염두에 둔 꼼수 전략에만 몰두하며 국민의 바램을 외면하고 있는 야당 국회의원들에 대하여 무노동 무임금원칙에 입각하여 세비 반납을 청원합니다"는 청원도 있었다.

모든 청원에 천여명 미만이 동의하고 있지만 국민여론이 따갑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세비가 적은 돈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회의원에게 지급하는 세비는 국민의 대표로서 제대로 일하라고 주는 것이다.  국민들이 오죽하면 세비를 반납하라고 하겠나? 물론 국회의원의 일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만은 아니다. 정치불신이 쌓이면 누구에게 이로울까? 서민이나 소외계층에게는 좋을게 하나도없다. 국회가 입법을 통해 사회구조를 바꾸고 제도를 바꿔야 하는데 국회가 더 이상 공전해서는 안 된다.

정치가 희화화 되고 정치불신이 커지면 사회를 바꿀 수 없다. 정치의 실종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돼 있다. 우리 모두 목소리를 높여 국민들이 뽑아놓은 대표들을 향해 쓴 소리를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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