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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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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노년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18.07.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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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고령사회에 진입 하는 국가로 손꼽히는 가운데 빈곤과 질병, 고독 등 노인들의 3고(三苦)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77만8544명으로, 2016년 말 5169만6216명에 비해 8만2328명(0.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인구 증가의가 규모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노인 인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는 735만6106명으로, 전체의 14.2%에 이른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처음으로 14%를 돌파,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난에 쪼들리는 노인의 빈곤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66∼75세 노인 빈곤율은 42.7%로 회원국 평균(10.6%)의 4배 수준으로, 38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76세 이상은 60.2%로 역시 회원국 평균(14.4%)을 크게 상회하며 가장 높았다. 급속한 고령화의 그늘, 노후 빈곤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최저임금 적용 비율이 높은 고령층 일자리에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전체 업종(300명 이상 회사 조사) 중 55세 이상 근로자가 가장 많은 업종은 20만4665명이 일하는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으로 나타났다.
 
이 업종은 경비업, 청소업 등이 대표적인 예로, 아파트에서 경비나 청소 업무를 하는 노인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전체 60만3979명 근로자 중 33.63%가 55세 이상으로, 전체 업종의 평균 55세 이상 근로자 비율이 12.74%인 것을 고려했을 경우 3배 가까이 된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지난해 8월 기준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결과 최저임금 미만율이 19.5%로, 전체 근로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인 업종 중 미만율이 숙박 및 음식점업(34.4%)에 이어 2위였다. 전체 업종의 평균 최저임금 미만율(13.3%)과 비교하면 매우 높다.
 
고령층 고용 통계기 300명 이상을 고용한 규모가 있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낸 것이라 300명 미만을 고용한 업장들까지 고려하면 고령층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생산성보다는 비용을 생각해 고령층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임금이 올라가면 노인 근로자부터 정리할 것이라는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법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서러운 현실은 이 뿐만이 아니다.
 
고령층 가운데 10명 중 6명은 은퇴 후에도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있지만 일을 하고 싶은 사유기 ‘생활비 보탬’으로 나타나는 등 은퇴 후에도 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 지난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인구 1344만1000명 중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이 64.1%(861만3000명)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올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근로 희망 사유의 경우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은 59.0%로 전년 같은 기간(58.3%)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 일한다는 고령층은 33.9%로 전년 동기(34.4%) 대비 줄었고, ‘사회가 필요로 함’과 ‘건강유지’ 및 기타 등도 모두 하락했다.
 
성별로는 남자(75.6%)가 여자(53.6%)보다 장래에 일하기를 더 원했으며, 남녀 모두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각각 56.7%, 62.0%로 가장 많았다.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평균 72세까지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희망하는 일자리 형태는 전일제가 62.3%, 시간제가 37.7%였다.
 
고령층의 소득상황이 좋지 않아 생계를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상태별로 보면 55~79세 중 일하는 사람 가운데 92.8%가 ‘향후에도 일을 원한다’고 답하는 등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 노년층의 취업시장 참여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구직경험이 있는 비율은 16.9%로 1.0%포인트, 취업경험자 비율은 63.9%로 2.0%포인트 상승했다.

55~64세의 평균 근속 기간도 늘었다. 통계청이 55~64세 취업 유경험자를 조사한 결과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의 평균 근속기간은 15년 4.9개월로 집계돼 작년보다 1.4개월 증가했다.

55세 이상 중 일을 그만둬도 연금소득이 없는 고령자도 절반을 넘어섰다. 55살 이상 국민 중 공적연금이나 개인연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람이 54.4%에 달했다.
 
받는 사람들의 금액은 지난해 대비 5만 원 늘었지만, 월평균 57만원에 그쳤다. 이는 기초생활보장대상자에게 주는 생계급여 50만1600원보다 6만 원 가량 많다.

또, 전체 수령자의 71.1%는 50만원 미만의 연금을 받고, 150만 원 이상을 받는 사람은 9.7%에 그쳤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서러운 현실을 실감케 한다.
 
은퇴준비를 못한 고령층의 빈곤 문제를 방치하면 향후 더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노인들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노인 요구에 기초한 노인맞춤형 일자리를 비롯, 노인복지 확충 및 기회균등 위한 복지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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