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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강국 실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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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강국 실현할 때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19.04.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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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사회

벼는 동인도 원산의 식용작물로, 논이나 밭에 심는다. 높이는 1m 정도로, 잎은 가늘고 길며 성숙하면 줄기 끝에 이삭이 나와 7월 말에서 8월 경 꽃이 핀 후 열매를 맺는다.

벼의 열매를 찧은 것을 쌀이라고 하며, 전 세계 인구의 40% 정도가 쌀을 주식량(主食糧)으로 한다.

오늘날 재배하는 벼의 순화(馴化) 및 재배는 최소한 4000∼5000년 전에 인도의 갠지스강 유역, 북부 미얀마·타이·라오스·인도차이나·중국 남부지역 등지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각각 독립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곳으로부터 세계 각국으로 전파됐다고 알려졌다.

벼는 수천 년 동안 되풀이되면서 형태적·생태적·생리적 특성이 다른 여러 변종 및 품종이 생겨났다.

근세에 품종개량이 과학적·체계적으로 시작된 이후에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품종이 빠른 속도로 분화·발전하면서, 오늘날 필리핀 국제벼농사연구소(IRRI)가 수집·보존하고 있는 벼 품종은 무려 6만 종에 이를 정도하고 한다.

벼는 한국의 농작물 중에서 가장 오래 된 농작물이다. 중국의 기록과 김해 조개더미에서 발굴된 탄화(炭化)된 쌀덩어리 및 기타 유물 등으로 미뤄 지금부터 약 2000년 전에 재배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76년 경기 여주에서 지금부터 약 3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탄화미(炭化米)가 발굴됨에 따라 한국 벼농사의 기원이 매우 오래 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전파 경로는 분명하지 않으나 벼의 원산지 중 하나인 중국의 남부지방에서 우리나라 남부지방으로 들어왔거나 중국의 중북부지방을 거쳐 우리나라 중부지방으로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백제와 신라 초기의 벼농사를 기록하고 있고, 삼국의 벼농사 장려기록, 연못과 제방의 수축에 관한 기록들이 있고, 중국의 기록에도 신라의 벼농사에 관한 내용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벼의 종류에 관한 기록은 1429년의 ‘농사직설(農事直說)’에 수경(水耕)·건경(乾耕)·이앙(移秧)에 관한 기록이 있어 밭벼와 논벼를 구별한 것이 최초이며, 그후 ‘금양잡록(衿陽雜錄)’에 밭벼 3품종, 논벼 24품종 등 총 27품종이 기록돼 있다.

또, 1682년에 저술된 ‘산림경제지(山林經濟誌)’에는 36품종, 1771년에 간행된 ‘고사신서(攷事新書)’ 농포편(農圃篇)에는 조도(早稻) 7품종, 차조도(次早稻) 3품종, 만도(晩稻) 19품종을 합한 29품종이 기록, 생육기간별로 구분했고, 1760∼1845년 저술된 ‘임원경제지(林園經濟誌)’에는 68품종이 기록돼 있다고 한다.

1907년에 권업모범장(勸業模範場)이 수원에 설립된 후 1911∼1912년 조사한 한국 벼품종은 메벼 876품종, 찰벼 383품종, 밭벼 192품종을 합해 총 1451품종이었고, 이 시대의 주요 재배품종은 미조(米租)·노인조(老人租)·다다조(多多租)·모조(牟租)·조동지(趙同知)·남조(南租)·흑조(黑租) 등이었다고 한다.

한국 재래종의 일반적인 공통 특성은 대부분 유망종으로, 이삭의 벼알 수가 많으나 대립종(大粒種)이 적고, 분얼이 적으며, 키가 커서 쓰러지기 쉽다는 것이다.

또, 건조한 땅에 잘 견디지만 도열병에 약하고, 저온발아력이 높고, 조생종이 많으며, 탈립이 쉽게 된다는 것 등이다.

1910년경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에서 벼품종이 많이 도입되기 시작한 뒤 30년대에는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의 재배면적이 전체 논면적의 약 67%를 차지하게 됐으며, 이때 가장 많이 재배된 품종이 곡량도(穀良都)였다고 한다.

이후 1970년에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통일(統一) 품종은 그때까지 재배되던 일본형 품종과는 초형(草型)과 여러 가지 특성이 달라 한국 벼 품종의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고품질의 국내육성 벼 품종에 대한 확대 재배를 통해 종자주권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하, 농기원)은 이와 관련, 최근 농업인 및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경기미의 안정적 생산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외래 벼품종 대체 국내육성 벼 확대 재배 계획’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1년까지 국내 육성 벼 품종 재배율을 36%에서 최대 51%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미가 갖는 상징성과 대표성을 볼 때 이제는 국내 육성 고품질 품종인 참드림, 맛드림, 해들, 알찬미 등으로 대체, 종자주권을 강화할 시기로, 국내육성 품종 벼 조기정착 및 유통활성화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오는 2021년까지 국산 품종 벼 재배면적을 현재 6620ha에서 8500ha로 10.9%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도내 쌀 재배 면적은 총 7만8012ha로, 이 중 64%가 외래 품종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추청(아끼바레),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등 일본 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도내 3만9000ha에 달하는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는 추청은 1955년 일본에서 육성된 품종으로, 병해충 저항성이 약하고, 소비자 밥맛 선호도가 낮으며, 고시히카리 재배면적은 9600ha로, 병해충과 쓰러짐에 약해 농업인의 재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추청으로 재배품종이 단일화 돼 농업재해 발생 시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일본어 표기가 된 브랜드 유통으로 경기미의 이미지도 하락 할 우려가 있다.

농기원은 이 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지난 2003년부터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밥쌀용 벼 신품종을 육성, 추청벼보다 밥맛이 좋고 병해충에도 강한 중만생종 밥쌀용 벼 품종 ‘참드림’, 한수이북지역에 잘 적응하는 중생종 ‘맛드림’ 및 추석 전 출하가 가능한 조생종 ‘햇드림’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이천시는 농진청과 공동 육성한 해들과 알찬미, 여주시와 화성시는 민간육성품종인 진상미와 수향미를, 파주·안성·양평·연천·평택·고양 등에서는 참드림 품종을 지역 특화 브랜드로 육성하는 등 각 시·군에서도 국산 신품종을 개발·보급에 나서고 있다. 

최근 종자산업이 기후변화와 소비자 기호에 맞는 먹을거리 생산과 기능성종자 개발 등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종자산업을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 종자강국을 실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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