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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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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한반도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9.07.0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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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전국매일신문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한반도가 격랑 속으로 휘말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을 밟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종전의 평화가 오는게 아니냐며 가슴 뭉클해 하는 국민들도 있었다.


 1953년 한국전쟁의 휴전 이후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연출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중재자, 촉진자라는 여러 이름으로 역할을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판문점의 역사적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미가 변한 게 없다', '북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쇼를 했다'며 폄훼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냥 판문점에서 미국, 한국, 북한이 한바탕 쇼를 한 것과도 같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돌이켜보면 '화염과 분노' '태평양의 수소탄' 등 말 폭탄이 오고 갔던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사이가 됐다는 것이 한반도 평화가 왔다며 '개성공단 입주' '금강산 관광' 심지어 철도연결까지 앞서가는 민주당 일각과 야당에서는 택도 없는 소리라며 당파싸움이 한창이다. 꼭 조선시대만 나라가 망하던 그때와 똑 같은 내부 총질이 정치권을 흔들어 놓고 있다. 다음 세계올림픽에서는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자는 소리도 나온다. 같은 당 원내대표는 여야 지도부가 평양을 방문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들으면 금방 종전이 되고 평화가 왔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런 훈풍도 잠시, 일본으로부터 엄청난 태풍이 대한해협을 건너 몰아치고 있다. 일본이 우리 반도체 산업의 가장 아픈 부분을 끄집어내어 경제제재를 시작했다. 이유는 한국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다. 그 이면에는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듯하다. 이 무역보복은 한·일 경제전쟁의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또 전자부품뿐 아니라 자동차와 화학제품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일관계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이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그래서 일본이 자국 기업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우리경제에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발 삭풍도 도를 넘었다. 시장을 열었다 조였다 하며, 우리 기업을 쥐락펴락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 중국이냐, 미국이냐를 선택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패권 경쟁으로 변질된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집요한 편 가르기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미국이나 중국에 치우치지 않는 위험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 중국, 일본발 태풍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나라의 처지가 위태위태해 보인다. 일본의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입선의 다변화와 원천기술의 개발에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외부에서 불고 있는 태풍에 아랑 곳 하지 않고 내부총질에 여념이 없다. 한 경제단체장은 요즘 돌아가는 정치권의 행태가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그는 미, 중, 일 모두 보호무역주의로 기울면서 우리 제조업 제품의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동안 수출로 먹고 살아왔던 나라에서 사방에서 조여 오는 무역압박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심해져 가는 양극화 속에서 가진 것이 없는 국민도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국회는 겨우 문을 열었으나 아직도 개점 휴업상태이고 국민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 '대책을 안 세우고 뭐했냐?'며 여야가 서로 공을 떠넘기고 있다. 청와대는 기업과 경제 각료들에게 중재를 맡겼으나 이는 대통령이 나서 한·일 정상이 해결해야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다. 북한과는 어떤 조건이나 시간도 구애받지 않고 만나자면 지체 없이 만나겠다는 대통령이 왜 일본과는 못 만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포항/박희경기자 (barkhg@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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