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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해, 오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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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해, 오는 해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6.12.27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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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민수(君舟民水)라 했다. 교수협의회에서 뽑은 금년 한해의 사자성어다. 즉 ‘배를 띄우는 것도 물이요, 배를 뒤집는 것도 물이다’라는 말과 같이 지도자는 배요, 국민은 물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민심은 이미 썩은 고기가 가득한 배를 뒤집고 있다. 지난 한해는 갈등을 넘어 엄청난 현실이 억장이 막히고 상실감이 큰 한해였다.

 

대통령은 있으나마나 하고, 숨은 실세의 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리는 상상할 수 없는 나라에 살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강남아줌마가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은 한해였다. 전국에 수백만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 그렇게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국제적 수치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잘못한 것이 없다’라는 말로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되기를 기다리는 듯 한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한 게 없으며 모든 것이 측근인 최순실이 부당한 짓을 했다고 빠져나가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국민들을 더욱 화나게 하여 순순히 자리를 내놓고 내려오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나마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 막무가내로 버티고 있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 희망의 끝자락을 잡고 새해의 소망을 빌어보는 세밑이다. 올해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남겼는가. 생각해 보는 한해였으면 한다. 끊이지 않는 부정과 부패가 그들만의 책임인가도 살펴보는 한해였으면 한다. 그해 겨울, 수많은 인파가 “박근혜, 박근혜”를 외치면서 '여성대통령', '부녀대통령'을 환호했었다.

 

그러나 4년에 이를 즈음, 우리는 그를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면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욕을 먹어 마땅하지만, 욕을 할 수 있는 우리는 떳떳한가도 반성해보는 연말이었으면 한다.  부디 새해에는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건강하고 맑은 지혜를 갖고 갈등과 미움을 멀리하고 화합과 사랑으로 국리민복의 국정을 펼쳐주기를 새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개혁과 쇄신의 정신으로 권력 잡기에 매달리지 말고 국민을 돌아보는 진정성 있는 한해가 되기를 빌어 본다. 정치권의 이념으로 국민들의 삶을 찌들게 하지 말 것이며, 보수와 진보의 명제로 서로 아귀다툼의 편 가르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의 우리 동포에게도 인권이 보장받는 희망의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지금까지 이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를 성찰(省察)하게 하며, 과거 역사의 아픔과 부끄러움까지도 치우치지 않고 관조(觀照)할 수 있는 지혜를 젊은이들에게 심어주고 정통성 있는 역사를 만들어 가는 길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이념으로 얼룩진 이 사회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함을 알게 하며, 근면과 성실만이 우리 사회에 덕목으로 자리 잡게 하는 새해가 되기를 갈망한다.

 

이념분출의 언어로 우리사회를 편 가르게 하지 말며, 근면과 성실의 언어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고 가치관을 바로 세우기 하여 사랑과 감사의 씨앗으로 성장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 새해에는 몰락해가는 경제에서 많은 영혼들이 자살이란 참극을 없게 하고, 아울러 그들의 곤궁함을 덮어주는 정치권이 되어야 한다.

 

분노와 증오의 언어보다 사랑과 감사의 말들이 우리사회에 넘쳐나게 하여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기보다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 국민이고 싶어 하는 정치를 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동포가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알게 하고, 어렵고 힘든 지경에 빠져 고통스러워하는 많은 우리 이웃이 환난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는 정치를 해주기를 희망한다.

 

집단의 힘쓰기가 우리사회의 근본을 허물고 있으며 그들의 이기심과 욕심이 그들보다 힘들고 어려워도 말 한마디 못하고 살아가는 불쌍한 이웃들의 가슴에 환란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여 절망의 나락에서 신음하는 이웃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이념이 아니라 사랑과 양보와 봉사의 마음이 온 국민의 가슴마다 넘치게 하는 위정자들의 깨달음이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사회에 불건전하고 음습한 어둠의 세력들이 활개 치지 말게 하고 진정으로 사람을 아끼는 사회가 되어 다시금 새로 시작하는 새 시대의 문이 열릴 것을 기대한다. 누가 지도자가 되던 가장 먼저 배를 띄우는 맑은 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더러워진 배를 깨끗이 청소하고 새로운 선원들이 더 넓은 대해를 향해 노를 젓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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