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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식탁에서 멀어지는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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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식탁에서 멀어지는 오징어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8.12.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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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금징어’란 말이 나올 만큼 오징어 가격이 치솟으면서 오징어가 국민들의 식탁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원인은 어획량 감소이다.

이를 대변하듯 국내 대표 오징어 산지인 울릉군을 비롯한 동해안은 올해 사상 최악의 어획량에 채낚어선 대부분이 출어를 포기하고 정박해 있는 상태다. 오징어철 동해를 가득 메웠던 오징어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지역 어업인들은 중국 어선의 쌍끌이 조업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북한 수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은 2304척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2013년 1326척, 2017년 1711척에서 폭증한 수치다. 지난 2004년 북한이 중국과 맺은 공동어로협약 체결 후 매년 7월부터 중국 어선은 북한 수역에서 조업에 나서는데, 동해 오징어 조업 시 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의 어민들이 채낚기를 쓰는 것과 달리 저인망 쌍끌이를 사용해 사실상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엔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인근까지 남하해 불법 어획 중 단속되는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울릉도 어민 1천여 명이 오징어 어획으로 벌어들인 돈은 49억 원이었으나 올해엔 19억 원으로 3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울릉도 어민을 넘어 소비자에게로 고스란히 이어져 지난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발표에 따르면 물오징어의 전국 평균 판매가는 6,317원으로 평년(2,938원) 대비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태라면 매년 여름이면 동해안 밤바다에서 흔히 보던 어선들이 행진하듯 환하게 불을 켜놓고 오징어잡이 하는 모습은 추억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오징어 생산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수치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어업생산 통계자료를 보면 2015년 15만5,000톤이던 오징어 생산량은 2016년 12만1,000톤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8만7,000톤으로 급감했다. 2012년 18만1,000톤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5년사이 52%이상 감소한 셈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가락수산시장의 올 상반기 수입오징어의 경우 전년대비 거래물량의 두배 이상 증가해서 다른 어종에 비해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오징어 생산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중국어선이 동해를 경유해 북한수역으로 들어가서 오징어를 거의 싹쓸이 하다시피하고 심지어 치어까지 남획하면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위에서 씨가 마르게 잡아버리고 있으니 회유성 어종인 오징어가 남쪽으로 내려올 여지를 남겨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어선 100여척이 서해까지 들어와 오징어잡이를 하다가 우리 지도선에 단속되는 등 중국어선에 의한 불법어업이 우리바다 사방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9월 현재까지 동해를 거쳐 북한 해역으로 입어한 중국어선은 모두 1,098척에 달했으며 2015년 870척, 2016년 1,268척, 지난해 1,711척 등 동해를 지나 북한 해역으로 넘어가는 중국어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어선 척수가 늘어나는 만큼 오징어자원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외화가 부족한 북한이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동해안 오징어 조업권을 중국에 넘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의 자기 권리행사를 두고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어족자원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중국어선에 의한 무차별한 오징어남획행위는 국제사회가 나서서라도 시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니 그보다 먼저 남북수산관련협의의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오징어 어족자원보호를 위한 중국측 남획행위를 말려달라고 북한에 요청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에게도 입어료를 받고 오징어를 잡게 해주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성어기임에도 오징어를 잡지 못해 어선을 정박시켜 놓고 있는 오징어관련 단체에서는 여간 속이 타는 일이 아닐 것이다.

심지어 한일중간수역에서의 조업이라도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한일중간수역에서 상당량의 오징어가 잡혔었는데 한일어업협상이 미뤄지는 바람에 그나마 오징어를 잡을 기회조차 없어졌다.

앞으로 조속한 시일내에 양국간의 협상이 재개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오징어잡이 어선의 문제점은 집어등의 광역(光域) 조정의 문제다.

중국어선은 오징어잡이를 하면서 집어등 밝기를 무려 100만㎾씩이나 올려놓고 조업을 하고 있으며, 일본도 30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어선은 14만1,000㎾를 기준으로 조업을 하고 있어 이들 어선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긍정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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