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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류 정치에 국민들 인내심은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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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류 정치에 국민들 인내심은 바닥
  • 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 승인 2019.07.2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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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전국매일신문 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동해안 산불 추가 지원을 위한 정부 추경이 또다시 무산되면서 이재민들은 정치권이 산불 피해 복구와 지원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동해안 산불이 발생한 지 100일이 넘었지만 6월 임시국회에서도 정부 추경이 무산되면서 정부 차원의 산불 피해 지원은 또다시 불투명해지자 정치권을 탓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동해안 산불 피해 이재민들의 추가 주택복구비(273억7,900만원)와 소상공인·중소기업 직접 지원액(500억원)의 국비 지원 여부 및 집행 시기도 언제 이뤄질지 안갯속이다.

여야가 22일 극적으로 `7월 임시국회'를 여는데 합의한다 해도 정경두 장관 해임안 등이 걸려 있어 이달 말 정부 추경 처리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동해안 산불 피해지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이 처리되지 않고 미뤄져 주민들의 고통과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산불피해 이재민들 사이에서는 대체 정치인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냐며 우리나라 정치는 4류 정치로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싸움질만 하는 국회라며 비난하고 있다.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다라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말이 떠오르게 하고 있다. 1995년 4월 한국 언론사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이 말은 당시 상당한 파장을 낳았으며 오늘날에도 시사 하는바가 크다.
 
이 회장의 작심발언은 한국의 전반을 되돌아보는 긍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24년이 지났다. 정치, 행정, 기업은 얼마나 진화했을까.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우리 기업들은 세계 1류로 성장했다. 기술력 등에서 세계를 선도한다. 세계 일곱 번째 ‘30-50 클럽’ 가입국인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있는 견인차다.

행정은 규제만능의 관성을 완전히 벗지는 못했지만 ‘행정 한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2류 정도는 되지 않나 싶다.문제는 정치다. 발달 지체가 도를 넘었다. 국회는 24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면서 정치혐오증까지 불러오고 있다.

놀고먹는 ‘놀먹 국회‘의 전통도 깨지지 않았다. 20대 국회는 법안 처리율 꼴찌를 예약해 놓은 상황이다.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불치병이 된 느낌이다.그러고도 면책·불체포 특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의 세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특권을 누리고 있으니 할 말을 잃는다.

최근 두 번의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1.8%, 2.4%로 꼴찌 수준을 면치 못했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는 “국회 역할의 중요성에도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민주주의 발전에 저해될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우려했다.정치의 목적은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의 건설이다. 그럼에도 외려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고 국가경쟁력의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봇물을 이룬다. 이런 비정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정치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셀프 개혁’의 동력이 커지고 있는 점이다.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국회의원은 말도 안 되는 특권이 있다. 일 안 하고 놀아도 월급 나오고 잘리지 않는다. 부정부패를 해도 어영부영 임기를 채운다.

국민을 무시하는 망언을 해도 솜방망이 처벌로 넘기면 그만이다”라며 “오로지 국회의원만 국민소환제가 없다. 국회의원만 불공정한 특혜를 누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전체 국회의원을 대신해 쓴 참회록처럼 비쳐 울림이 크다.정치개혁의 시동은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박주민, 자유한국당 황영철, 민주평화당 정동영·황주홍 의원이 부적격 국회의원을 투표로 파면하는 국민소환제 법안 5건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365일 일하는 상시 국회체제’를 만들기 위해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주평화당도 국회에 불출석하는 국회의원 세비를 깎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이 도도한 물줄기를 되돌려선 안 된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찬성 여론은 77.5%에 달한다. 정치개혁은 국민들의 명령인 것이다.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다. 바른미래당, 정의당을 포함해 여야 5당 모두 정치개혁에 공감하고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중국 역사가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제일 잘하는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라가고 아주 못난 정치는 형벌로 겁을 주며,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툰다”고 했다.20대 국회는 민심을 따라 정치개혁을 완수해야 할 책무가 있다. 실패할 경우 국민과 다투는 촛불시위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국민들을 비롯한 산불이재민들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에 이르렀음을 정치권은 잊어서는 안 된다. 

속초/ 윤택훈기자 (younth@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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