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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TK지역에서 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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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TK지역에서 만이라도...
  • 박희경기자
  • 승인 2019.11.05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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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안되는 집은 뭘 해도 안된다는 말이 있다. 요즘 대구 경북 지역의 자유한국당 당원들을 만나보면 심심치 않게 듣는 자조적인 말 가운데 하나다. 거의 자포자기 하는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대로는 안된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자성의 목소리다.

실제, 이같은 말들은 현 자유한국당에 참 잘 들어맞는다. 무얼 해도 의도와 잘 맞지 않는 듯 보이고,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이 뭘 했다고 하면 한 번 더 생각하고, 잘 믿으려 하지 않는 성향까지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인재 영입 발표도 마찬가지다. 예년 같으면 인재 영입 발표 자체만 놓고 봐도 큰 이슈가 됐을 것이지만, 발표 전부터 대체적으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데다가 발표 직후 이에 대한 반응 또한 긍정보다는 부정적 반응이 강했다.

우선은 인재라고 거론된 사람들부터가 한국당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영입 대상장와 접촉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명단부터 발표하다 당사자로부터 망신만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가하면, 당내 소통 부재로 인한 웃지 못 할 헤프닝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구태, 불통, 독선, 무개념 이라는 비난들이 쏟아지는 이유다. 철저한 고립만 더 고착시켰다는 비난과 함께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한국당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탄식도 터져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체성 부재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체성을 들어낼 정책이 적다보니 과연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표현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제 1야당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치는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의과의 격차를 오차 범위 내까지 좁혔던 한국당은 조국이 사퇴하자마자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어렵사리 끌어 올린 지지율을 지탱, 유지시켜줄 대안을 찾는 데 실패한 탓이다. 그도 그럴 것이 TK정치권에서조차 ‘자유한국당이 어떤 정당인지를 모르겠다’, ‘정강, 정책이 있는 정당인지도 의심스럽다’는 얘기들이 서슴치 않게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주자들은 공천 기준에 대한불만이 쏟아진다. 그 어느 때보다 자유한국당은 위기다. 곳곳에서 자유한국당을 두고 ‘과격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위기임에 분명하다.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정강과 정책, 그리고 참신한 인재 영입, 그에 걸맞는 조기 공천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공천 기준도 아직 준비하지 못한채 정권 타도만 부르짖는 작금의 지도부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일찍부터 기본 룰을 만들어 발표하고, 속속 불출마 선언까지 하고 있다. 민주당보다 더 급한 한국당, 그러나 어느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예비 주자들 사이에선 ‘한국당 출마, 이대로 괜찮은지’에 대한 회의론마저 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유한국당 일각을 중심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당의 거국적인 결단과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주장은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당 중진의 불출마 선언이다. 이미 불출마 등을 거론한 서청원, 김무성 의원 등 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와 아주 밀접한 유기적 관계에 있는 인물들 가운데서 한 두 사람 정도가 총대를 메야 한다는 시나리오다. 구지 예를 들지 않으려 한다.

불출마설은 보수의 심장이라는 TK도 마찬가지다. TK가 항상 보수혁신의 중심에 서 있었고, 이번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자유한국당 TK 내부는 친박 또는 초재선, 그리고 정치적으로 별 의미 없는 중진 몇으로 꾸려져 있다.

어느 때보다 이들의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 나오는 시나리오는 대구경북시도당위원장의 자진 불출마 선언이다. 여기에는 두 사람이 지난 총선에서 대표적인 친박으로 분류돼 국회에 입성한데다 두 지역 시도당 위원장이었던 류성걸, 이한성 전 의원 모두 친박으로부터 희생된 측면이 강한만큼 상대적 보상이라는 정치적 의미도 들어있다.

무엇보다 총대를 메는 의미가 강하다. 적어도 TK에서 그 정도는 기본으로 해줘야만이 보수 혁신을 위한 출발을 알리는데 진정성이 보인다는 것. 여기에 김병준, 홍준표를 비롯한 당 주요 지도부의 수도권 출마를 통한 총선 흥행과 보수층의 결집을 위한 강력한 대책도 주문하고 있다.

지역정치권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지금 지역의 관심은 중앙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 대한 극한 거부감”이라며 “이들을 이렇듯 방치하다가는 한국당이 TK에서조차 심각하게 외면 받는 상황이 올수 있다. 지금의 TK 여론이 예년과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지금의 이같은 요구가 자칫 살짝 스치는 정도의 칼날이라고 얕보았다가는 아주 크게 베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한국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들로부터 어떻게 신뢰를 되찾을 것인가 일 것”이라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분실한 정강과 정책으로 다시 무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념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누구나가 인정하는 인재라며 과감하게 영입하고, 공정한 공천 기준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보수 지지층 전체의 요구인 통합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은 확실한 야당 복은 있는데, 그 야당 복이 보통 복이 아니라 천복이 있다”라고 말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항/ 박희경기자 barkhg@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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