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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권장에 앞서 국내관광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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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권장에 앞서 국내관광 점수는
  • 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 승인 2019.07.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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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전국매일신문 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일본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일본여행 취소' 및 '일본여행 거부'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전국의 각 공항에 입주한 저가항공의 영향에 힘입어 일본여행을 가는 국민들은 눈에 띠게 늘어났었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이 국민운동으로 번지면서 일본여행이 곧 '매국'이 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서 이제 정부나 관광공사는 '국내여행으로 추억을 쌓자'며 국내 관광을 독려하고 나섰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국내 여행을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여행 불매=국내여행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광업계도 일본 관광이 국내 관광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앞장서야만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름 피서철을 맞아 국내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불만사항은 해마다 같다.  숙박비 등의 바가지 요금, 획일화된 기념품, 불친절, 볼 거리 부족. 정부나 지자체가 관광 정책을 내놓기는 하지만 이미 국내 여행에서 이같이 좋지 않은 경험을 한 이들은 '다시는 거기 안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이들에게 일본이나 동남아의 저가 관광은 굉장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었다.

실제 일본여행의 붐도 일본의 볼 거리를 즐기기보다는 저가로 갈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특히 휴가철에는 국민들의 즐겨 찾는 국내 해수욕장과 계곡에서 바가지요금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서철 주요 피서지의 콘도와 호텔은 숙박비는 평소보다 2-3배 비싼 것이 보통이며 이마져 방을 잡을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주요계곡은 자릿세만 해도 몇 만원이 나가고 음식 역시 일반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경우가 많다. 매년 지자체 등에서는 바가지요금을 단속하겠다고 나오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를 경험한 관광객들은 두 번 다시 이런 곳을 찾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물론 '국내는 바가지가 심해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입을 모은다. 차라리 집에 있자'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른다. 국내 관광수입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관광산업이 발전하려면 결국 국내 수요가 늘어나야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고 갖가지 방법으로 관광지를 홍보하며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는 있다.

그러나 이미 끔찍한 경험을 한 이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나면 '일본만 안가면 된다'고 여길 것이다. 서울만 해도 볼거리가 많이 없어진 상태다. 전통골목인 종로 피맛골이 없어지고 명동이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장소로 탈바꿈하면서 서울 거주자나 국내 관광객들은 서울이 '매력이 없어졌다'고 평하고 있다. 인사동은 전통보다 '복제품'이 판치는 곳이 됐고 서울만의 특색을 나타낼 '랜드마크'를 꼽기도 어려워졌다.

최근 여행의 추세가 도심의 잘 알려진 건물보다는 '골목투어'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옛날 골목을 없앤 정책은 오히려 관광객 유치에 독이 되고 말았다. 올해도 휴가철이 돌아왔다. 사실 휴가철이 오기 전에 미리 대비와 단속, 교육을 했어야 옳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일본여행 불매' 특수도 현 시점에서는 물 건너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국내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알려야한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여름 휴가철과 맞물렸지만 정작 국내여행을 장려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오히려 여름철 계곡 자릿세가 새롭게 회자되며 일본 가지 않지만 국내도 가지 않는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성수기만 되면 주요 피서지인 바닷가와 계곡 등에서는 2~3배 넘게 가격을 올려받는 숙박업소들도 국내여행을 외면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어 이 번 기회에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름 한철 장사이다보니 이런 '바가지 요금'이 업계 관행처럼 고착화되고 있다. 사실 일본여행이 많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이 좋아서가 아니라 국내여행 대비 가격이 싸서가 진짜 이유였다. 국내여행을 하고 싶어도 뭐만 하면 바가지 물리는 양심없는 사람들 때문에 국내 여행이 외면 받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계기로 관광업계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나서서 뿌리 깊게 자리잡은 국내 여행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월 말부터 8월 초에 여름 휴가 여행객들이 몰리는데 이 여행객들이 적절하게 분배되도록 정부 각 부처들과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 휴가 기간에 대한 조정 방법도 찾으면 좋겠다.

속초/윤택훈기자 (younth@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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