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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초갈등 반드시 해소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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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초갈등 반드시 해소돼야
  • 윤택훈기자
  • 승인 2019.11.25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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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오늘날 대한민국의 사회는 집단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이를 해소해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요원하다.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남쪽 내부에서 또 하나의 분단 현상이 일어나면서 불안 심리는 가중되고 있다.
 
한국의 사회 갈등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은 OECD 국가 중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해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최대 수 백조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최근 (사)갈등해소센터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내놓은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한국 사회에서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갈등 집단으로는 ‘진보와 보수 세력’이 응답자의 89.3퍼센트로 가장 높았다. 빈부간은 86.1퍼센트,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84.2퍼센트, 경영자와 노동자는 84.1퍼센트였다. 국익은 뒷전인 채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 일자리와 연금을 둘러싼 세대 간의 대립, 영남과 호남의 해묵은 지역 갈등, 보수와 진보의 치열한 이념 경쟁 등 다양한 갈등 요인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치 갈등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인데 오히려 정치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한국 사회가 중요한 사회문제가 터지면 보수와 진보로 나라가 둘로 갈라지는 미국을 닮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부터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회가 마비돼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적색국가(공화당)와 청색국가(민주당)라는 2개의 나라가 되었는데,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 그런 미국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갈(葛)과 등(藤)나무는 같은 덩굴 식물이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을 타고 오른다. 정반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 둘이 만나면 도저히 풀 수 없을 정도로 줄기들이 뒤엉킨다. ‘가뭄에 비가 와도 개미는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개미는 항상 맑은 날을 좋아한다. 비가 와서 물이 고이면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개미의 입장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가뭄이 심해서 산천초목이 말라 죽고 사람이나 동물이 마실 물이 없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가뭄에는 비가 와야 한다는 말이 맞지 않을까. 개미는 비가 오는 동안 일을 잠시 접고 쉬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비가 오면 개미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이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은 각자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을 전부 만족시키는 방안은 이상적인 발상일 뿐이다. 우리는 다만 이상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선각자들의 주장은 하루아침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위대한 생각이 이상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둥글다’고 했던 콜럼버스는 처음엔 완전히 매장을 당했다. ‘나는 옳고 저들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태도다.

그래서 사회는 늘 시끄럽다. 누군가 자기 생각이 옳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선각자의 생각은 틀렸다고 깎아내리고 끌어내리려고 하기 때문이다.한국사회는 진보와 보수, 빈부, 세대, 노사, 남녀, 지역 갈등이 범람하는 초갈등사회다. 동양사상의 논리를 보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그저 음과 양이 싸우는 것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총체적 국정실패 이게 나라입니까?’라는 구호를 내걸고 무기한 단식투쟁 중이다. 선각자와 지도자는 늘 외롭다.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한다. 그들은 슬프고 고독했다. 뭘 모르는 사람들이 선각자들을 억누르려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도 당시 교황청을 비롯한 다수파에 의해 심한 탄압을 받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펴낸 ‘통계로 보는 한국사회 그리고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은 갈등 공화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갈등지수(1.03)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2위로 바닥권이다. 한국은 낮은 사회적 신뢰도(27%)로 인해 1년에 최대 246조원의 갈등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갈등 해소 비용으로 국민 1인당 매년 900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신뢰 수준이 OECD 회원국 평균(57%) 수준으로 향상된다면 경제성장률이 1.5% 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한다.

국민의 87%는 ‘보수와 진보 이념적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 현상으로 인한 ‘경제적인 빈부 갈등’을 두 번째로 꼽았다.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는 ‘개인·집단 간 상호 이해 부족’이 28%로 가장 높았다. 갈등 당사자의 이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 기능이 절실함을 말해주고 있다. 극단적 이기심이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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