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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대구, 민주주의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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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대구, 민주주의의 뿌리
  • 이덕진 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과장
  • 승인 2018.02.2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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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시험을 볼 테니 일요일에 등교하라.”


1960년, 대구지역 8개교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이상한 지시를 받았다. 2월 28일 일요일에 임시시험을 볼 것이니 등교하란 이야기였다. 임시시험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어떤 학교들은 ‘토끼 사냥’, ‘영화 관람’같은 황당한 이유를 들어 일요일에 학생들을 등교시키려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시위를 조직했다. 시험을 본다고 했던 1960년 2월 28일. 1200여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반독재를 외쳤다. 어떤 이들은 이 학생들을 ‘공산당’이라고 매도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달랐다. 시민들은 경찰의 진압에 맞서 학생들을 보호했다. 학생모를 치마 속에 숨겨주는 부인들도 있었다.


이는 대구에서 있었던 2·28민주운동 당시의 이야기다. 1960년 2월 28일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하며 경북고를 비롯한 대구지역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진행한다. 민주주의를 향한 이들의 열정은 이후 있었던 3·15의거, 4·19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등 시민단체들이 2·28민주운동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회도 지난 지난해 9월 28일 국가기념일 지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국민적 염원에 따라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7년 11월 14일 2·28민주운동기념일에 대한 국가기념일 지정을 요구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 입법예고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드디어 올해 2월 6일 2·28민주운동기념일은 국가기념일이 되었다.


국가보훈처는 정부기념일 제정 이후 정부 주도의 첫 번째 기념식인 올해 2·28민주운동 기념행사를 특색있고 감동적인 행사로 거행할 예정이다. 1960년 2월 29일 대구지역 학생들이 독재와 부정선거에 맞섰던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숭고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공유해 국민적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당시 민주운동을 재현한 거리 행렬, 2·28기념탑 참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기념식은‘뮤지컬의 도시 대구’의 색깔을 반영해 2·28민주운동의 주역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 형식으로 치러질 계획이어서 큰 기대를 모은다.


1960년 2월 28일. 대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였다. 대한민국의 토양속에 튼튼히 박힌 이 뿌리는 여러 시련을 극복하고 오늘날과 같은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그 과실의 누리는 우리는 2·28민주운동의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는 2월 28일 개최되는 최초의 정부주도 2·28민주운동 기념행사는 그런 의미에서 의미 깊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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