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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보훈청 기고) 비군인 참전유공자 길잡이를 발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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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보훈청 기고) 비군인 참전유공자 길잡이를 발간하며
  • 승인 2018.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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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과 이현민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기억뿐 아니라 별도의 여러 수단을 통해 기록을 남기면서

 

도 동시에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망각하는 존재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어쩌면 슬픔과 분노, 좌절과 절망 등의 감정이 강하게 남아있던 사건들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기억에서 지워져 갈 때 우리는 망각이 주는 축복이라 여기기도 한다.

 

망각이 자연스러운 섭리의 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지 말고 기억해야할 일들이 있기에 ‘역사’ 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고자 노력한다. 역사는 시간의 기록들은 단순히 과거의 일들, 과거의 사람들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살아 있는 자들의 기억과 기록들이 켜켜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진행형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앞서 살아온 인생을, 역사를 이루어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경험과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이유이다.

앞의 이야기들은 필자가 국가보훈처에 임용되고 2년 동안 근무하면서 참전유공자분들, 그리고 그 유족분들을 마주해 오며 갖게 된 짤막한 생각이다.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부터 6.25 참전유공자 발굴 사업으로 한 분 한 분 찾아뵈는 분들까지, 그분들이 지켜온 나라, 전쟁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군인은 물론이요 경찰, 학도병, 유격대원, 징용 노무자, 군속, 철도공무원 등등 이곳저곳에서 여러 가지 신분으로 다양한 책무로 이 나라를, 가족을, 친구를 지켜왔음을 알 수 있었다. 살아있는 역사들을 만나는 자리에 있는 것, 직접 그들을 찾아가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과분한 영광이라 생각한다.

 

 

동시에 품게 된 한 가지 안타까움은 비군인 신분의 참전자들 대부분이 참전유공자로 등록이 가능하지만 그 제도와 절차를 다 알지 못한 탓에 참전유공자로 누려야할 예우와 혜택을 다 드리지 못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런 안타까움을 품는데서 그치지 않고 먼저 찾아가 예우를 해드리고자 하는 마음, 그 마음에서 우리 서울지방보훈청에서는 비군인 참전유공자 등록 길잡이를 발간하게 되었다.

길잡이는 아무도 몰랐던 내용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예우의 사각지대에 있던 분들에게 꼭 필요한 비군인 참전유공자 등록제도의 소개부터 신청하시기에 수월하시도록 몇 가지 예시까지 포함되어 있다. 거창한 정보는 아닐지라도 한 분께라도 도움 드리고 예우 해드리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을 담고자 했다. 나아가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길잡이가 잘 전달되고 널리 활용되어서 더 많은 분들에게 마땅히 갚아야할 은혜를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망각의 섭리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할 기억들이 있다. 그 기억들을 지켜가고 살아있는 역사의 한 분 한 분께 온당한 예우를 다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 필자부터 그분들에게 부끄러운 후배가 되지 않도록,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따뜻한 보훈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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