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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훈청 기고) 따뜻한 재가복지서비스와 함께 봄날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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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훈청 기고) 따뜻한 재가복지서비스와 함께 봄날은 온다
  • 승인 2018.04.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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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복지사 김동욱

 

 

 

어느덧 길고 춥게 느껴졌던 겨울이 다 가고 따뜻한 봄이 왔다.

그래도 여전히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변덕스러운 봄 날씨를 보며 우리 유공자 어르신들의 삶을 생각해본다.

 

 

보훈처에서 근무한지 10년차가 되다보니 많은 어르신들과의 이런저런 일들이 생각난다. 그중 유독 생각나는 한 분이 계신다. 몇 년 전 보훈처에서 고령 보훈가족분들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대상자 댁을 방문하여 개인별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해드리는 재가복지서비스라는 것을 좀 더 알리기 위해 지역 보훈회관과 지회 등을 방문하였을 때 소개받은 어르신이다. 00동 공구상가 쪽 작은 단칸방에 거주하시며 낯선 눈빛으로 나를 맞이하시던 모습, 이상한 사기꾼이 아닌지 걱정 반 의심 반 하시며 하루하루를 함께 시작했다. 보훈섬김이의 적극적이고 자상한 모습에 6개월 만에 마음의 문을 여신 어르신은 본인의 굴곡진 삶을 하나하나 푸시면서 우리와 함께 했다.

나는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집수리부터 정기적인 반찬지원, 다양한 나들이 등을 지원하며 쓸쓸한 노년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할 기회를 주신 어르신께 오히려 감사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어느 날, 어르신은 점점 더 악화된 건강으로 결국 요양시설로 입소하시게 되었고 우리와도 이별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르신이 우리에게 하신 말씀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대들 덕분에 몇 년 동안 참 즐거웠고, 고마웠다”라고....

우리가 그분에게 해드린 것은 그저 작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한 서비스인데. 아마도 이것이 보훈처가 나아가는 따뜻한 보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따뜻한 보훈이란 결국 우리 어르신들을 찾아서 그분의 개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서울지방보훈청에서도 사각지대에 계신 보훈가족분들을 찾아 필요한 지원을 연계해드리는 보훈나눔플러스 사업을 추진하여 대상자별로 적합한 직접서비스와 모니터링 등을 실시하고 있다.

종종 우리 어르신들은 내게 혹은 우리 섬김이들에게 “막내아들, 막내딸”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하신다.

차가운 겨울이 아무리 심해도 결국에는 따뜻한 봄이 오듯이, 혼자만의 고독과 겨울의 방안에서 쓸쓸한 노년을 보내시는 유공자분들에게, 나는 그저 한걸음 뒤 옆에서 묵묵히 다가가 봄바람을 함께 쐴 수 있도록 손을 잡아드리고 나아갈 것이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 참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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