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우리는 영웅소방관을 원하지 않는다
상태바
우리는 영웅소방관을 원하지 않는다
  • 박동수 인천남동소방서 현장대응단 안전보건팀 소
  • 승인 2017.12.13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방학교를 수료하고 기대와 부푼 꿈을 갖고 일선에 배치된 나의 후배들! 이제 그대들은 진정한 소방관으로서의 한발을 내딛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사용하여 화재를 진압하고, 고통에 신음하는 응급환자를 처치하고, 생명이 위급한 요구조자를 구조하는 일선의 업무가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어릴 적 꿈이었기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장의 생계를 위한 직업적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선배로서 그대들이 기대하고 있는 이런 업무 외에 간과하고 있었던 위험성을 경고하고 싶다. 그것은 당신들이 앞으로 수행하여야하는 업무에는 합리적인 위험성이 늘 함께 할 거라는 것이다. 화재의 현장에는 붕괴와 소리 없는 악마라는 백드래프트(역류)가, 구급의 현장에는 예상치 못한 폭력이 구조의 현장에서는 2차사고의 위험이 그대들에게 닥쳐올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하지는 마시라!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라 그대들의 선배이고 동료인 우리가 늘 함께 옆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위험을 미리 예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그대들에게 행사하려는 폭행을 막아주고 막을 수 없을 때에는 적어도 같이 고통을 분담할 것이다. 그리고 소방이라는 조직이 그대들의 최후 보호자가 되어줄 것이다.

 

다만 선배로서 내가 걱정스런운 것은 사회는 그대들과 나 우리 소방관들을 영웅으로 바라보지만, 우리가 스스로는 절대 영웅 심리에 빠져들지 말자는 것이다. 합리적 위험성을 담보로 한 현장 활동은 안전의 기초위에서 성립되지만 영웅 심리에 기반을 둔 활동은 사고를 불러올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방관의 안전이 확보되어야 요구조자의 안전도 확보된다는 원칙을 제발 가슴에 새겨두시라.

 

우리는”돌아오지 않는 소방영웅보다 함께 웃으며 정년을 맞아 퇴직하는 동료를 갖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