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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빼빼로 데이(11월 11일)에 유엔참전용사들도 추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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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빼빼로 데이(11월 11일)에 유엔참전용사들도 추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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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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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청한 사회복지사

매년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인들이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유엔참전용사들을 추모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 행사는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85세) 씨의 제안으로 2007년부터 부산에 위치한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비단 부산뿐이랴. 우리 동네, 서울 은평구 지하철 6호선 역촌역 코앞에 있는 은평평화공원에는 군복차림의 동상과 그의 기념비가 있다. 6.25전쟁 첫 해인 1950년 9월22일 서울수복작전 때 녹번리 전투에서 29세로 전사한 미국 해군 대위 윌리엄 해밀턴 쇼를 기리는 조형물들이다. 동상에는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라는 성경 구절이 새겨져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 들어와 선교사로 활동하던 윌리엄 얼 쇼의 외아들로 1922년 6월 5일 평양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미국 웨슬리언대를 졸업하고 2차 세계대전 중 해군 소위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했다. 1947년 한국으로 돌아와 해군사관학교 교관으로 근무하며 한국해안경비대 창설에 기여했다.

제대 후 하버드대 박사 과정을 수학하던 중 6.25전쟁이 터지자 젊은 부인과 두 아들을 처가에 맡기고 재 입대했다. 이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조국에 전쟁이 났는데 어떻게 마음 편히 공부만 하고 있겠는가. 조국에 평화가 온 다음에 공부를 해도 늦지 않다.” 유창한 한국어로 맥아더 장군을 보좌하며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뒤 해병대로 보직을 바꿔 서울 탈환에 나섰다가 1950년 9월22일 녹번리 전투에서 북괴군 매복조의 습격을 받아 전사했다.

쇼 대위의 아버지는 아들의 숭고한 사랑에 감명 받은 미국 감리교인들이 낸 조의금을 모아 아버지 윌리엄 얼 쇼가 공동 창립한 대전감리교신학교(현 목원대)에 ‘윌리엄 해밀턴 쇼 기념교회“를 건립했다. 그의 부인은 남편 잃은 슬픔 속에서도 하버드대 박사 과정을 마치고 서울로 와 이화여대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자원봉사자로 평생을 바쳤다. 아들과 며느리도 하버드대에서 한국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내한해 장학사업과 한·미 학술교류에 힘썼다. 

11월이 다 가기 전에 자녀, 연인들과 함께 분명 우리 동네 가까이에도 있을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유엔참전용사들의 기념 흔적을 찾아 추모하러 가보자. 지난해 11월과는 달리  올 11월은 훨씬 뿌듯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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