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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속초 고속철도 논란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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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속초 고속철도 논란에 대한 단상
  • 이승희 지방부기자 춘천담당
  • 승인 2017.08.31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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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오랜 숙원사업인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고속철도가 경유하는 지역의 노선과 역사위치를 두고 정부와 지역 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속초지역은 역사지하화, 양구는 새로운 노선을, 인제는 역사위치로, 고성군은 역사가 없는데 지역을 관통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노선계획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각 지자체의 요구안을 검토해본다는 입장이면서도 지하화와 노선변경은 추가 사업비가 발생, 곤란하다는 입장이며 8월 말 기획재정부와의 총 사업비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한 뒤 12월말 기본·실시설계에 착수, 2020년 착공할 예정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경유지역의 반발에 대해 최문순 강원지사는 정부 원안 집행이 불가피하다는  담화를 발표하였으나 최지사의 설득으로 해당 지역의 여론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고속철도 확정을 위해 해당지자체와 강원도가 필사적으로 정부에 요구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확정되자 수천억이 소요되는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것이 염치가 있는 일인지 모르겠으나 정부도 불가하다고만 할 일이 아니다.


철도노선이나 역사는 한번 결정되면 사실상 변경이 불가능한 영구시설이고 고속철도 건설목적이 해당지역 발전이라면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노선과 역사의 건설은 너무나도 상식에 맞는 이치이다.


고속철도가 오히려 지역발전과 화합을 저해하는 갈등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이는 철도건설의 목적이 상실된 토목공사에 지나지 않으며 정부도 애초부터 건설 불가를 결정했어야 한다. 동서고속철도가 쇠퇴해가는 강원도 접경지역의 발전기회 제공이 목적이라면 철도노선과 역사는 해당지역의 중요한 발전수단이며 이러한 발전수단은 지역의 미래계획과 부합할 때 시너지를 발휘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해당지역의 건의사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조원이 들어가는 대역사가 수천억의 공사비로 후회를 남겨서는 안된다.


예산이 문제라면 공사기간을 연장하여 예산부족을 해결하더라도 지역발전의 토대가 되는 동서고속철도가 되어야 한다.


또한 해당 지역과 강원도도 하드웨어적 관심에만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춘천∼속초 간 고속철도가 경부선과 같이 산업철도로 기능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자동차 수송을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실상을 감안 강원도는 고속철도가 지나는 지역별 특성화 전략을 내년 6월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으며 특성화 전략의 큰 줄기는 역세권 개발과 실버타운 조성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편적인 전략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강원도가 이미 “인프라의 역설”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춘천 전철의 개통으로 강촌, 청평 등 대표적인 젊은이들의 낭만지역이 쇠락의 길로 들어섰고 최근 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일부지역 소외현상이 심화되고 춘천지역의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인프라의 역설을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동서고속철도 또한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인프라의 역설’이 발생 할 수 도 있다.


강원도의 인구, 시장크기,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동서고속철도가 개통한다고 해서 획기적인 개발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교통인프라가 개선되어도 기업유치는 대한민국 발전 축인 경부선축의 수도권 지역과의 경쟁에서 열세이고, 관광객 증가는 일부 지역에만 인프라 개선효과가 편중되고 나머지 지역은 소외될 여지가 크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실버타운 조성도 강원도의 고령화 추세를 가속화 시키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노인층의 증가는 복지예산의 증가로 이어져 지나친 실버타운 조성사업은 오히려 재정압박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동서고속철도 논란을 통해 강원도와 해당지역 모두가 동서고속철도를 관철시키기 위해 열정으로 하나 된 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동서고속철도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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