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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또 포항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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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또 포항 입니까
  • 성민규 지방부차장, 포항담당
  • 승인 2015.03.3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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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포항입니까’ 지난 주말 만난 60대 개인택시 기사의 말이다. 10여분 가량 이동하면서 이 기사는 현재 포항이 처한 경제상황을 말하며 연신 불만을 쏟아냈다. MB정부 출범 당시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지만 MB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역차별’을 받아 경기활성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검찰의 포스코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지역경기가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비단 이 택기시 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위기감은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 검찰 수사 초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포스코 측도 검찰의 광폭 행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 내부에서조차 ‘창사 이래 이렇게 밑바닥까지 까발려지는 듯한 느낌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포항지역 기업인들의 이름까지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면서 지역사회는 초상집 분위기다. 포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포스코가 바짝 엎드리면서 그 여파는 실로 대단하다. 식당가와 유흥업소는 예약취소 행렬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화려했던 ‘포항의 밤’은 이제 옛 이야기가 돼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동국제강까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포항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포스코. 그 때마다 최소한의 출혈을 감수하면서 잘 버텨왔지만 이만큼은 장담을 할 수 없는 처지다. 검찰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역경기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정치권을 향한 포항시민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이번 검찰 수사가 정치논리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또 포항이냐’는 자조섞인 지역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이미 MB정부 당시 역차별을 경험했던 포항시민들이기에 이 같은 반응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 포항은 KTX 개통을 앞두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포스코가 수술대에 올랐으니 포항시민들의 불안감은 오죽 하겠는가. 포스코가 기침만 해도 몸살을 앓는 포항경제가 몸살에서 그칠지 중병에 걸릴지는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정치논리이든 개인과 회사의 비리이든 간에 하루 빨리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길 바라는 포항시민들의 염원은 그 어느때 보다 크다. 검찰의 대대적인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당초 취지가 정치논리에 밀려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 포스코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려낼 부위가 있다면 과감히 도려내고 건강한 포스코로 거듭나 포항시민과 미래를 함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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