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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핵심은 북핵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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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핵심은 북핵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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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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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연락채널이 1년 11개월 만에 복구됐다. 통일부는 3일 "오늘 오후 3시 30분부터 50분까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이 먼저 연락해 통신선 점검 등 상호 접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북한이 판문점 연락채널과 군통신선 등 연락수단을 모두 끊어버린 지 23개월 만에 남북간 연락채널이 되살아났다. 정부는 '판문점 연락채널 정상화 관련 입장'을 내고 "어제 우리측이 밝힌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의 정상화 제안에 대해 북측이 호응해 나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재가동 첫날 접촉에서는 통신선 이상유무에 대한 기술적 점검이 이뤄졌으며, 우리가 9일 열자고 제안한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해선 특별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오후 6시7분께 우리 측에 전화해 "오늘 (통화는) 마감하자"고 해 첫날 접촉은 마무리됐다. 남북은 이르면 4일부터 본격적으로 남북 당국회담 개최 일정 및 의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응해 이명박 정부가 '5·24조치'를 단행한 이후 지금까지 7년 넘게 남북 관계는 최악의 시기를 거쳤다.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이 있었으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장기간의 공백을 고려하면, 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 당국의 최근 움직임에는 속도감이 확연히 느껴진다. 김정은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힌 다음 날 정부는 회담의 날짜와 장소, 형식 등을 정해 화답했고, 또 하루 만에 북측은 판문점 채널 복원에 나선 것이다. 평창올림픽 참가 기한이 오는 29일이어서 시간이 빠듯하다는 실무적 판단이 깔렸을 것이다. 하지만 남과 북의 정상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상대방 결정에 즉각적인 '환영 의사'를 표시하는 등 긍정적 평가를 하는 한편, 회담 준비 실무진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많이 작용하는 듯하다.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도 있다. 김 위원장의 제안은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한미갈등을 노린 것'이고, 현 정부의 입장은 '북핵 완성의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는 게 비판의 요체다. 그런 점도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 평창올림픽을 평화롭게 치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대범하게 할 필요가 있다. 평창올림픽의 평화적 개최에 집중한다면, 한미갈등으로 비화할 소지도 없을 것이다. 혹여 협상 과정에서 북측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거론한 한미군사훈련이나 미국 전략자산 순환 배치의 중단 등을 요구한다면 그때 가서 한미동맹에 입각해 단호하게 대처하면 된다. 북한도 그런 것을 거론하면 판이 깨질 것을 알고 있을 테니 신중한 자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오늘 북한의 대표단 파견과 남북 당국회담이 "북남 관계 개선에서 의미 있고 좋은 첫걸음인 만큼…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로" 남측과 협의에 임하라고 김 위원장이 지시했다는 북한 조평통 위원장의 말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감한 국면이어서 대담함과 더불어 우리 정부의 주도면밀하고 정교한 대응이 요구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옥포조선소에서 "얼음을 뚫고 길을 내는 쇄빙선처럼 위기를 뚫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한반도 긴장의 주범인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그러려면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제라도 북한은 선대의 유지인 '비핵화'를 선언하기 바란다. 미국은 미국대로 '조건 없는 대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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