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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대치 한반도 정세 전환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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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대치 한반도 정세 전환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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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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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며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그러나 우리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여러분도 그게 뭔지 알듯이 우리는 매우 확고하다"는 것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또 '김정은과의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는가'라는 질문에도 "그것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김 위원장과의 통화 등 직접 대화 의향이 '무조건 대화'를 뜻하는 게 아니라 '비핵화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는 내가 미적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미적거리지 않는다. 조금도, 1%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기꺼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밝혔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6월 애틀랜타에서 한 대선 유세에서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협상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취임 이후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적대시해왔다. 이어 그는 내주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는 것과 관련, "그들은 지금은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시작이다. 큰 시작"이라며 "나는 그들(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 문제를 넘어서는 걸 정말 보고 싶다. 그들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우리가 매우 평화적이고 좋은 해결책을 찾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그리고 많은 사람과 그 일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대화를 통해 뭔가 나올 수 있다면 이는 모든 인류를 위해, 그리고 세계를 위해 위대한 일이다. 매우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 합의가 이뤄졌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언급, "문 대통령이 이틀 전에 전화를 걸었고, 우리는 매우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나에게 감사 표시를 했고, 나는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정말 두 나라(남북) 간에 잘 되길 바란다. 정말 그것을 보고 싶다. 그들(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면 거기서부터 시작이 될 것이다"며 "나는 100%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나의 레토릭(수사)과 강경한 태도가 없었다면 그들이 (북한과) 올림픽에 대해 대화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소개했다.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릴 남북 고위급 회담의 중요성은 그만큼 더 커지고, 대표단의 어깨도 더 무거워졌다. 남북 대표단은 7일 북측의 대표단 명단 통보로 확정됐다. 남과 북의 수석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맡는다. 체육 분야 담당 차관급 인사들도 포함됐다. 지금까진 회담에 임하는 남북 모두 진지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평창 올림픽 참가 의향을 밝힌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시작해 1주일 만에 회담 대표단 확정까지 일사천리 진행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다. 우리 대표단은 '평창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한 북한 대표단 참가에 협상의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게 좋다. 설 연휴를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제의 정도는 괜찮을 법하다. 인도주의적 사안이기 때문이다. 첫 대면부터 북핵 문제 등 껄끄러운 사안을 건드리는 것은 삼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다.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회담의 성패는 북한의 진정성에 달렸다. 평창 올림픽 참가는 북한에도 그 자체로 이익이다.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역대 최강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평창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에 기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처음부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 피해야 한다. 자발적으로 '핵·미사일 동결' 의사를 표명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 것 없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나 유엔제재 해제 등을 요구한다면 회담 결과는 보나 마나다. 남과 북 모두 전략·전술보다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사소한 꼬투리는 잡지 말고 대승적 자세로 임해야 한다. 고위급 회담의 성공, 나아가 남북관계의 진전은 우리 정부의 노력만으로 어렵다. 미국의 적극적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정부는 한미공조에 한 치의 틈도 없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주시하고 있다. 극한 대치의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전기가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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