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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의 대황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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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의 대황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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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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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에 5일 이뤄진 접견과 만찬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접견과 만찬 장소로 조선노동당 건물을 선정해 특사단에 예우의 뜻을 보인 데 이어 이곳에서 4시간 넘게 면담한 것은 양측이 그만큼 좋은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접견과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의 진달래관에서 이뤄졌다"며 "남측 인사가 노동당 본관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접견과 만찬은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 12분까지 총 4시간 12분간 진행됐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지난달 방남했을 당시 청와대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과의 접견·오찬이 2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것과 비교해도 1시간 이상 더 만난 셈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할 얘기가 많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접견에는 우리측 특사단 전원과 북측의 김정은 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수석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우리측 특사단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정 실장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주는 사진을 보면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김 위원장의 왼손에는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마크가 새겨진 흰색 서류 모양의 물건이 들려 있다. 특사단은 면담을 전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기념촬영도 했다. 사진 속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들고 있는 가방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기 위해 가져간 것으로 추측된다. 이어진 만찬에서 특사단과 김정은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은 밝은 분위기로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는 접견에 참석한 인사 외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이 추가로 만찬에 배석했다.


특사단의 임무는 북미회담을 성사시키고,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북미회담이 성사돼야 남북관계 개선도 선순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해서든 북한을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미북은 이날 특사단이 파견되기 직전까지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는 대북특사 파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타협이 가능하지 않다는 우리의 입장을 강조하고자 북한에 기꺼이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는 타협 대상이 아니며, 북한과 대화를 해도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북한도 노동당 기관지 논평을 통해 미국에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달 23일 미국의 독자제재 확대 조치를 거론하며 "미국의 대조선 제재압박 책동은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유린 말살행위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북미회담을 앞둔 '샅바 싸움'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양측을 마주 앉히기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염원하는 내용이 담긴 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우리 특사단도 만난 만큼 비핵화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우리는, 북한이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국가로 발전하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이런 일을 시작조차 할 수 없다. 핵미사일로 본토까지 위협받게 된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볼 때 지금의 제재와 압박이 이전처럼 시간벌기용 대화만으로 흐지부지되지는 않을 것 같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미국의 제재와 압박 시도는 더했으면 더했지 줄어들지 않으리라고 보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다. 우리 특사단이 북미접촉의 첫걸음으로 북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우리 특사단은 현재 상황에 대한 해법을 갖고 북한을 찾아갔다. 북한은 특사단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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