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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의 진' 친 정부협상팀 성과 거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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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의 진' 친 정부협상팀 성과 거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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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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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 시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정부가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관세 면제 협상과 함께 진행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양국 논의가 진전됨에 따라 정부가 한미FTA와 관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묘책'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한미FTA 3차 개정협상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협상 전망에 대해 "진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한미FTA가 예측 불가능하고, 232조(철강)도 지금 계속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되는지 한번 두고 봐야 한다"며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철강 관세 면제 협상을 위해 지난 13일 출국한 김 본부장과 협상단은 오는 23일 관세 시행 전까지 미국에 남아 설득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3차 개정협상을 마친 한미FTA 협상단도 계속 미국에 남아 협상을 진행한다. 그동안 약 한 달 간격으로 진행한 한미FTA 협상을 바로 이어서 하는 이유는 두 협상이 연계되면서 서둘러야 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이 철강 관세를 무기로 한미FTA 협상에서 양보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23일 전까지 미국이 만족할 대안을 제시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정부는 '이익의 균형'이라는 대원칙은 지키되 한미FTA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한미FTA 협상에 대해 "진전은 좀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 이슈들에 있어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5일 개최한 한미 통상장관회담에서 한미FTA 일부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수장이 '교통정리'에 나선 뒤 양국 협상단은 그 내용을 협정문에 반영할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분야별 기술협의를 진행했다.


정부의 전방위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런 가운데 철강 관세 문제는 한미FTA 개정 협상에서도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부는 3차 협상 종료 후 '이슈별 실질적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FTA 협상을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대로 읽으면 걱정스럽기도 하다. 철강 관세를 피하려면 FTA 협상에서 생각하지 않았던 양보를 각오해야 한다는 뜻도 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 철강 관세를 지렛대로 한미FTA 개정에서 우리 측의 파격적 양보를 끌어내려 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미국 측은 철강 관세와 연계해 자동차와 부품의 비관세 장벽 해소,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깝지만 우리한테 대응할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수세에 몰린 우리 협상팀이 잘 대처하기를 바라지만 돌파구를 찾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 관세를 피하려고 미국 측과 접촉 중인 우리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도리어 FTA 개정 협상에서 우리 측이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중재로 북미 회담 합의가 이뤄지고, 북핵 해결의 새로운 국면이 열린 점을 생각하면 미국의 이런 태도는 실망스럽다. 호주는 관세 예외로 인정하면서 한국을 그대로 둔 부분은 특히 이해하기 어렵다.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57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 3만3천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한다. 중국산 철강의 '환적(換積. 옮겨싣기)' 문제도 미국 측의 지나친 의심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 중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서 성심껏 설명해도 요지부동이라면 애초에 협상 공간은 협소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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