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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기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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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기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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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2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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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고 미국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은 자율주행차 시험운행과 관련된 첫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은 상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우버 차량이 전날 저녁 10시께 템페 시내 커리 로드와 밀 애버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49)를 치었다. 자율주행차는 커리 로드 북쪽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고 보행자는 서쪽 편에서 횡단보도 바깥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차에 치인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가 난 교차로는 모든 방향으로 복수의 차선이 있는 복잡한 교차로라고 경찰은 말했다. 우버는 피닉스와 템페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하고 있었다. 사고 차량에는 운전석에 앉은 시험 운전자 외에 다른 승객은 없었다. 경찰은 우버 측이 사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 대변인은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현지 경찰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에릭 웨이스 대변인은 현지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 쪽으로 건너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량이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애리조나에서 들려온 믿을 수 없이 슬픈 소식을 접했다. 희생자 유족을 생각하며 법집행기관과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템페 시의 마크 미첼 시장은 "장애인, 노약자에게 필요한 자율주행 기술의 유망성 때문에 시 차원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환영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는 사고가 발생하자 애리조나 주 피닉스·템페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그간 자율주행차 기술 선점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규제 강화 여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자율주행 기술이 도로혼잡을 완화하고 교통사고도 줄일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에 의구심을 가질 만한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상원의원은 "이번 비극적 사고로 볼 때 자율주행 기술이 미국 도로를 공유하는 승객, 보행자, 운전자에게 안전해지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미 트럭 운전자 노동조합인 '국제 트럭 운전자 연대'도 성명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을 도로에서 테스트하는 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로써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었던 자동차·IT(정보기술) 업계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자율주행 기술이 기존 교통시스템을 대체할 첨단 기술로 부상하면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구글, 애플 등 IT업체들은 지금까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열기가 식어서는 안 된다. 미국 정부 통계를 보면 2014년 한해 미전역에서 3만2000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이 중 20%가 졸음운전 피해자일 정도로 운전자 부주의가 주요 원인이었다. 한국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험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하나하나 고쳐가면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다만, 자율주행 시험에 적용할 안전 기준은 사고 예방에 충분할 만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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