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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자기희생과 헌신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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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자기희생과 헌신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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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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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잘못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가 죽어서 거름이 되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국위에서 의결을 받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실정치를 인정한다는 미명하에 계파 논쟁과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저는 아무런 힘이 없고 계파가 없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 아니니 공천권도 없다"면서도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지탄, 그러면서도 아직 놓지 않은 한 가닥 희망이 저에겐 힘 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망과 지탄, 희망, 걱정 위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며 "당을 바로 세우고 한국 정치를 바로 세우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비대위가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남은 선거기간을 생각하면 공천권을 행사하기가 힘들게 돼있다"면서도 혁신 비대위를 향한 의지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무엇을 '관리'라고 하고 무엇을 '혁신'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당의 많은 분야를 아주 많이 바꾸는 것"이라며 "그렇게 생각하면 혁신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원장 권한에 대해서도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 있는 것"이라고 명확히 언급했다.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서도 내년까지도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비대위가 길어질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인적청산 부분에서는  "중요한 것은 정치를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고, 가장 먼저 칼날을 댈 분야에 대해서도 "비대위 구성후 말해야 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비대위원 선정에 대해서는 "당내 여러분과 상의해 구체화되면 이야기 하겠다"며 "일주일 안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를 운영하면서 이른바 친박과 비박, 복당파와 잔류파로 불리는 당내 역학 구도 내에서 적당한 공간을 만들어 운신하려 하거나, 당내 특정 세력의 힘을 빌려 정치 게임에 편승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혁신에 실패했던 과거 '류석춘 혁신위' '인명진 비대위'의 한계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현실정치를 인정한다는 미명하에 계파 논쟁과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과거 실패했던 비대위 체제의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까지 과도기를 지탱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아니라 당의 틀을 바꾸는 혁신형 비대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관리형 비대위로 당내 문제들을 미봉하기에는 한국당으로부터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기 요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병준 비대위의 권한이다. 차기 총선까지는 1년 9개월이나 남아 공천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공천권에 버금갈 인적 청산을 할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6년 총선 당시 '김종인 비대위'가 민주당을 인적 쇄신한 방식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당 외부 인사에게 전권을 줄 수 없다"며 비대위 권한을 제한하려는 당내 일각의 입장은 진정 당의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근시안적 노선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부터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적당히 계파 안배를 하거나 무색무취한 인물들로 비대위를 구성한다면 그나마 어렵사리 눈길을 주는 민심의 기대치는 낮아질 것이다. 특히 당의 재건과 쇄신은 '김병준 비대위'를 통해서만 성취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당을 살리는 책임은 당 지도부만이 아니라 당 소속 국회의원 모두가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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