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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외교력 배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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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외교력 배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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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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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기념해 개최한 열병식에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았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AFP통신, 교도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ICBM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이날 오후 일제히 평양발로 전했다. 열병식은 오전 10시께 시작돼 정오 이전에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위해 평양에 체류 중인 윌 리플리 CNN 기자는 행사 후 자신의 트위터에 "열병식은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며 "예년과는 달리 ICBM도 없었고 핵프로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references)도 없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 ICBM은 물론 어떤 탄도미사일 종류도 등장시키지 않았으며, 재래식 무기만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자체 트위터 계정에서 이날 열병식에 중거리미사일도 등장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매체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열병식 사진에 따르면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번개5호)과 300㎜ 신형방사포(KN-09), 122㎜ 방사포 등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윌 리플리 기자는 "대략적으로 1만2000명 이상의 군인과, 5만명 이상은 족히 돼 보이는 민간인"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 권력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열병식 주석단에 나란히 나와 열병식을 지켜봤다. APTN이 공개한 열병식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과 리 상무위원장은 주석단에서 손을 맞잡은 채 들어올리며 친선관계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올해 2월 8일 이른바 '건군'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과 달리 이날은 직접 연설을 하지 않았다. 주석단에 함께 자리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연설을 맡았다. AP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김영남이 핵무력이 아닌 정권의 경제적 목표를 강조한 개막연설을 통해 (열병식) 행사의 기조를 비교적 부드럽게 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는 병력 1만2천여명과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기존에 공개했던 두 종류의 ICBM급 미사일을 등장시킨 바 있다.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확보한 핵·미사일 능력을 재차 과시하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우리 정부의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답답한 흐름을 보이던 비핵화 협상이 활로를 찾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특사단 방북 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 실현 희망을 밝힌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멋지다"고 반응했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앞으로 친서를 다시 보낸 사실도 전해지며 기대도 커지고 있다. 북미 두 정상의 톱다운 방식의 결심으로 조속히 협상의 동력이 재점화되었으면 한다. 다만 이 고비를 넘기더라도 선언적 수준을 넘는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다면 한계에 곧 다시 부닥칠 뿐이라는 점은 잊지 말기 바란다.


우선 북미 양측 간 높은 수준의 협의가 재개돼야 한다.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이 밝혔다는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계획 합의에 물꼬를 터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 관련 중요 부분의 '동결 직후 해체' 등과 같은 파격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앞으로 2년 내 비핵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점진적 과정을 뛰어넘는 북한의 적극적인 선제조치가 있어야 한다. 물론 미국의 상응 조치도 수반돼야 한다. 이런 문제를 김정은 위원장과 속히 논의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재추진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 평양 남북정상회담까지 남은 기간이 중요하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번 주 한·중·일 3개국을 방문한다. 특사단으로 방북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주말 중국을 방문해 후속 협의를 벌였고,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와 만난다. 중국의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은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정부는 외교력을 배가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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