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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상피제 일률적 적용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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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상피제 일률적 적용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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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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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실제로 문제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쌍둥이 학생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의 부친이자 이 학교 전임 교무부장인 A씨가 문제를 유출한 것이 사실로 보고 이르면 이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오전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전임 교무부장 A씨가 시험에 관해 두 딸에게 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타났다"면서 "두 딸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하는 수서경찰서는 전날(14일) A씨와 두 딸을 재조사했다. 쌍둥이 학생은 이달 6일 처음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쌍둥이도 업무방해 혐의가 있다고 보고, 첫 조사 이틀 뒤인 8일 이들을 형사 입건했다. 두 차례 조사 모두 학생들이 미성년자인 점등을 고려해 언론 노출을 피하고자 다른 경찰 관서에서 진행됐다. 조사에는 두 학생의 법률 대리를 각각 맡은 변호사 2명과 자매의 모친, 조모, 삼촌 등이 입회했다.


첫 번째 조사 당시 자매 중 1명은 조사실에서 점심을 먹다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 간 바 있다. 해당 학생은 14일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답답하다"며 조사실 밖으로 나갔다가 끝내 조사를 다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조사가 이뤄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청장은 "시험에 관해 부친이 자매에게 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 수사 중이어서 구체적인 건 밝히기 어렵다"면서 "(압수했던 휴대전화 등 전자장비) 디지털 분석에서 (증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청장은 "A씨는 문제유출은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 결과 A씨가 딸들에게 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일부 확인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의혹으로 제기됐던 숙명여고 문제유출 의혹 사건은 A씨와 쌍둥이가 형사 처분을 받는 쪽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수서경찰서는 쌍둥이 학생의 이번 2학기 중간고사 성적도 이전 시험 성적과 비교하는 등 방식으로 마무리 수사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찰은 학교 측에 성적을 보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고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직 조사가 완료된 것은 아니고 추가 수사도 필요한 상황이라 경찰이 확실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문제유출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빠르면 이달 안에 수사를 마칠 방침이다. 경찰의 결론대로 문제유출이 사실이라면 아버지의 과욕과 잘못된 판단이 이러한 사태를 불러왔을 것이다. 시험지 유출이 숙명여고 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시험문제를 빼돌린 사건도 있었다. 두 사람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시험은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당사자들의 불신이 높아진다면 이는 교육의 위기이다. 대학입시에서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단 1점에도 학생과 학부모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정행위의 결과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해당 학생 본인이다.


숙명여고 사건은 입시 위주의 지나친 경쟁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내신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서 허점을 없애야 한다. 우선 시험지 보관 시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전국 고교 2363곳 중 46.97%에만 시험지 보관 시설에 CCTV가 있다. 전체 학교로 확대해야 한다. 시험문제 출제와 보안 실태를 점검해서 교사 혼자서 관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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