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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발전" 선언·구호보다 진정성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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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발전" 선언·구호보다 진정성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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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1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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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현 시기 우리 당 사상사업에서 중요한 과업의 하나는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다그치는 데 선전·선동의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회주의 건설을 거침없이 다그쳐 나갈 수 있는 주·객관적 조건이 성숙되고 있다"며 자력갱생을 촉진하기 위한 선전선동 역량 강화를 대회 참가자들에게 주문했다. 서한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없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의 첫 메시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회담 결렬 후 일각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경제발전을 강조한 것은 정세를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4년 차인 올해,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어수선해진 민심을 다잡는 데 주력하겠다는 셈법이라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서한에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서한은 또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가리게) 된다"면서 "수령에게 인간적으로, 동지적으로 매혹될 때 절대적인 충실성이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그간 최고지도자를 신비화하는 데 주력해온 기존 북한 선전·선동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 것이라 주목된다. 2017년 신년사에서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하는 등 앞서 김 위원장이 보여준 특유의 솔직한 화법과도 맞물리는 대목이다. 이번 2차 당 초급선전일꾼대회는 18년 만에 개최된 것으로,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리는 것이다.


경제발전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당연하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국민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제발전을 통한 생활 수준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경제발전은 김 위원장의 권력에 결정적인 요소다. 주민 생활의 궁핍화가 지속한다면 김 위원장의 권력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에게 경제발전만큼 절박한 것도 없다고 봐야 한다. 북한의 경제발전은 남한 국민도 바라는 일이다. 북한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한으로 향하는 군사적 위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 남한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남북통일의 가능성을 높인다.


문제는 북한 경제발전이 선언이나 구호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핵무장에 따른 경제제재가 풀려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은 핵 문제와 관련된 모든 행위에 신중해야 한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철거시설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는데 적지 않게 우려된다. 미국을 압박하거나 협상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으나 자칫하다가는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켜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위험한 행위보다는 비핵화 진정성을 확실히 확실히 드러내고 이를 입증할 구체적 방법을 찾는 것이 훨씬 현명할 것이다. 미국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좀 더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협상은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북한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남한 정부도 미국과 북한이 엇나가지 않도록 한층 더 중재 노력을 기울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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